남자 친구가 준비한 이벤트 알고 보니 보험금 노린 청부 살해 계획

A군 보험 들고 보험금 수령인은 자신으로 지정

보험 효력이 발생할 때까지 거짓 교제 치밀함 보여

전남 화순경찰서 전경

전남 화순경찰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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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김춘수 기자] 특별한 이벤트를 해주겠다며 여자친구를 으슥한 장소로 불러 살해하려 한 10대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보험금을 노리고 여자친구 살해를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화순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A군(19)과 친구 2명 등 3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A군 등은 지난 9일 오후 11시께 전남 화순군 북면 백아산 인근 한 펜션에서 B양(19)의 목 등을 수십 차례 찌른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보험설계사인 A군은 지난 5월 데이트 앱을 통해 B양에게 접근, 사귀는 척하며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B양 명의로 보험을 들고 보험금 수령인은 자신으로 지정한 A군은 보험 효력이 발생할 때까지 거짓 교제를 이어왔다.

A군은 교제 중 친구 2명을 가담시켜 함께 범행을 위해 계획까지 세웠다.


사건 당일 B양과 함께 펜션으로 놀러 간 A군은 ‘어느 곳에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선물을 숨겨뒀으니 혼자 가서 찾아와라’고 B양을 특정 지점으로 유인했다.


이 말에 B 양은 홀로 펜션을 나섰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길은 너무 어두워 다시 펜션으로 돌아온 B 양은 가는 길이 무섭다며 주저했지만, A 군은 “이벤트이니 꼭 혼자 가야 한다”며 다시 B 양을 밖으로 내보냈다.


B 양은 마음을 다잡고 차마 떨어지지 않은 걸음을 한 걸음, 한 걸음 옮겨 A 군이 말한 지점까지 찾아갔다.


펜션에서 1㎞가량 떨어진 으슥한 목적지에 다다른 B양을 기다린 것은 선물이 아닌 흉기를 들고 있는 A군의 친구 C군(19)이었다.


C군은 미리 준비해둔 흉기를 꺼내 들어 B양의 목 등을 수십 차례 찌르고 범행 도중 흉기 손잡이가 부러지자 목을 조르기까지 했다.


사력을 다해 발버둥을 친 끝에 C 군에게서 벗어난 B 양은 겨우 인적이 있는 곳까지 도주할 수 있었고, B양의 비명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A군의 차량 트렁크에서 C군을 발견, A군과 함께 붙잡았다.


또 살인을 위해 미리 음모를 꾸민 D군(19)도 경찰에 붙잡혔다. D군은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범행을 마친 C군의 도주를 도우려 한 혐의를 받는다.


중상을 입은 B양은 병원으로 옮겨져 이날 오후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자신이 몰던 외제차량 할부금을 갚기 위해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군 등 3명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호남취재본부 김춘수 기자 ks7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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