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9월엔 식량고갈 위기”…UN기구 경고

공항 막혀 구호 물품 전달 차질
3년째 지속된 극심한 가뭄에 탈레반 장악 겹쳐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군 공항에서 국외로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이 미군의 수송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외신은 아직도 수천 명의 아프간인이 탈출 기회를 엿보며 공항 주변에 몰려 있다고 전했다. 사진 AFP=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군 공항에서 국외로 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이 미군의 수송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외신은 아직도 수천 명의 아프간인이 탈출 기회를 엿보며 공항 주변에 몰려 있다고 전했다. 사진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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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탈레반 점령으로 위기를 맞은 아프가니스탄에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식량부족 문제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아프간 카불 공항에 민항기 착륙이 막히면서 핵심 구호 물품 수송이 멈춰있다고 밝혔다.

육로를 통한 식량 지원도 곧 한계를 맞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앤드루 패터슨 세계식량계획(WFP) 아프간 담당 부국장은 “현재 우즈베키스탄 등 인접국을 거쳐 식량을 전달받고 있다”며 “12월까지 총 식량 5만4000mt(메트릭톤)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9월이면 식량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UN) 기구들 또한 아프간이 9월부터 식량부족에 직면할 것이라 경고하고 나섰다.


리처드 브레넌 WHO 아프간 비상계획관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 세계의 관심이 아프간 탈출에 집중되고 있지만 우린 남겨진 사람들을 도울 물자가 필요하다”며 "피란민 수송을 위해 아프간에 오는 빈 비행기들이 아프간에 오기 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WHO 물류창고에 들려 물자를 가져와 달라"고 호소했다.

WFP은 아프간 인구의 절반인 2000만 명 가량이 식품원조가 필요한 대상으로 보고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기 이전에도 아프간 인구 1850만 명이 원조에 의존해 생활했다. 구호단체들은 탈레반 점령으로 추가 식량 지원이 필요한 인구가 약 55만 명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3년 간 아프간에 계속된 큰 가뭄도 식량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국제구호위원회(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의 그레고리 매슈스는 "이미 지난 7월 아프간 정부가 가뭄으로 인한 위기를 선언했는데 현재 그 위기 수위가 이례적으로 높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아프간 전역에 약 1000만명의 아이들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며, 이중 100만명은 심각한 영양실조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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