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금융안전판 '상설 레포' 가동…은행 유동성 공급 강화

SRF 500억달러 규모…코로나에 조기 발표한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사진 제공= EPA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사진 제공=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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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장세희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중 은행의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유동성 공급 수단인 ‘상설 레포 창구(SRF·Standing Repo Facility)’를 29일(현지시간)부터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ed는 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국채, 연방기관 채권, 연방기관 모기지 채권을 담보로 받고 프라이머리 딜러에 0.25% 금리로 단기 자금을 빌려주는 SRF를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이머리 딜러란 미국 재무부와 직접 거래하는 대형 은행을 뜻한다. 은행들은 SRF를 이용해 국채 등을 담보로 맡기고 언제든지 돈을 빌릴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 신용 경색이 발생할 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하나 더 확보하는 셈이다.


Fed는 월가 은행들뿐 아니라 외국계 중앙은행에도 별도의 SRF 창구를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SRF 대출 한도는 5000억달러(약575조원)로 정해졌다. 하지만 Fed는 단기간 내에 대출 한도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Fed의 SRF 도입은 예상돼왔던 사안이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발표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파악된다. Fed는 "지난 2년간 레포시장을 활용해 시중 은행의 지급준비금을 실질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했으며 코로나19 때문에 최근 FOMC에서 구체적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SRF는 단기자금시장을 지원해 금리 급등 시기에 금융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SRF가 평소에는 잘 활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신용 경색 상황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 경색 상황에서 은행이 원활하게 유동성을 확보해 시중 금리가 치솟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Fed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했기 때문에 SRF를 활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통화스와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추가 조치는 필요 없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3월19일 Fed와 600억달러 한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7월30일과 12월17일 통화스와프 계약을 각각 6개월 연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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