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HAAH오토모티브 파산신청 예정…쌍용차 매각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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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쌍용차의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미국의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가 조만간 파산 신청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20일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 등에 따르면 HAAH오토모티브는 미중 관계 악화에 따른 자동차 관세 부담, 자금조달 등을 이유로 조만간 파산을 신청할 계획이다.

HAAH오토모티브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거점을 둔 자동차 유통업체로, 중국 체리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반조립 상태에서 들여와 반타스와 티고 등의 브랜드로 판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HAAH가 설립된 2014년 2.5%였던 미국의 중국자동차 관세율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후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25%까지 올랐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HAAH는 최근 미국 판매 전략을 담당해 온 임원들이 퇴사하는 등 경영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창업주인 듀크 헤일 최고경영자(CEO)는 "반타스와 티고는 지금 당장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며 "자동차도, 부품도 수익이 없을 것"이라며 파산 신청 계획의 배경을 설명했다.

유력 투자자였던 HAAH의 쌍용차 인수합병(M&A) 참여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인가 전 M&A 계획도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인수 후보군이 자금 동원력 등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그간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 컴퍼니 등이 쌍용차 인수의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현재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에디슨 모터스 1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 채권과 이후 투자비용 등을 포함하면 실제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8000억∼1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또한 EY한영회계법인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의 청산가치는 9820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6200억원)보다 3620억원가량 더 높게 나왔다.


쌍용차는 고정비를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직원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평택공장 매각·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평택시는 평택공장 부지를 주택·아파트 건설을 위한 용도로 변경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평택공장 부지의 용도가 변경되면 최근 자산재평가에서 책정된 9000억원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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