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앞에서 사촌형 부부 살해한 50대, 2심서 무기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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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금전 문제로 불만을 품고 조카들이 보는 앞에서 이종사촌 형 부부를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은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최수환 최성보 정현미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차모(50·남)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차씨는 지난해 8월 2일 새벽 이종사촌 형 A씨의 집에 침입해 미리 준비한 흉기들로 A씨와 그의 배우자 신체 여러 곳을 때리고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A씨의 자녀들은 범행을 목격하고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는 A씨로부터 전원주택 개발사업의 현장소장을 맡아 주면 월 250만원 이상의 급여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지난해 2월부터 A씨의 집 인근인 파주지역 현장 컨테이너로 이사했다. 하지만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차씨는 식당에서 숙식을 해결했고 컨테이너에서 4개월가량 생활하면서 급여 대신 생활비 명목으로 300만원 정도의 돈만 받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징역 40년을 선고했지만 차씨는 처벌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검찰은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볼 때 피고인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한 1심의 형량은 너무 무거운 것이 아니라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 부부를 자녀들 보는 앞에서 사전에 구입한 흉기들로 마구 찌르고 때려 잔인하게 살해했다"며 "피해자의 자녀들이 입은 정신적 외상을 평생 치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이들은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수면제를 먹지 않고는 잠들지 못하는 등 정상적 사회생활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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