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수 잘 안 되는 '펩타이드' 약물 단점 극복 기술 찾았다

GIST 서지원 교수 공동연구팀, 고리형 펩타이드 약물 세포막 투과 및 경구투여 원리 규명

흡수 잘 안 되는 '펩타이드' 약물 단점 극복 기술 찾았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고리형 펩타이드형(아미노산 다발) 약물의 세포막 투과 및 경구 투여 원리를 규명해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는 화학과 서지원 교수 공동연구팀이 고리형 펩타이드의 세포막 투과 및 경구투여 원리를 규명해 펩타이드의 단점인 낮은 세포막 투과성과 낮은 경구투여율 문제를 해결하고 경구투여 가능한 고리형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22일 밝혔다.

펩타이드 약물은 그동안 많은 단점으로 인해 제약 시장에서 외면받아 왔다.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활성 부위를 모방해 약물로서 저해 효과는 좋으나 낮은 세포막 투과성·경구 투여성과 펩타이드 분해 효소에 의해 빠르게 분해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대량 생산, 서열 분석, 약물 제형 기술 등 펩타이드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마켓의 5% 정도를 차지하며 매년 약물로 승인되는 횟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펩타이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펩타이드의 C-말단과 N-말단을 이어붙인 고리형 펩타이드에 대한 연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포막 투과성과 경구투여성은 고리형 펩타이드를 약물로 사용하기 위해 우선으로 개선해야 할 특성으로 주로 세포막 투과가 가능한 천연 고리형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현재 면역억제제로써 사용 중인 사이클로스포린 A는 대표적인 경구투여용 고리형 펩타이드 약물로 세포막 투과·경구투여에 관한 연구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연구팀이 발굴한 고리형 펩타이드는 사이클로스포린 A의 구조적 유사체인 사이클로스포린 O이며, 두 물질의 비교 연구를 통해 분자량 1000 달톤(Da) 이상의 고리형 펩타이드가 경구투여 약물로 개발되기 위한 구조적 조건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2차원 핵자기공명 분광기를 이용해 사이클로스포린 A와 사이클로스포린 O가 세포막의 환경과 비슷한 친유성 조건에서는 유사한 구조를 가지지만 친수성 조건에서는 다른 구조를 갖는 것을 확인했다. 이 차이가 고리형 펩타이드의 세포막 투과성과 경구 투여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밝혀 냈다.


조건에 따라 구조를 바꾸는 이러한 성질은 카멜레온이 주변 환경에 색깔을 바꾸는 성질과 비슷하다고 해 ‘카멜레온성’이라고 불린다. 향후 고리형 펩타이드의 카멜레온성 조절을 통해 세포막 투과성과 경구투여율이 개선된 신약개발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지원 교수는 “중분자 신약개발에서 중요한 분자 플랫폼인 고리형 펩타이드를 이용한 신약개발에 중요한 디자인 원리를 제시하였다”면서 “이 고리형 펩타이드 구조를 이용해 항바이러스 등 감염병 치료제 신약개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가 발행하는 의약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의약화학 저널(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지난 7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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