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사 유족측 오늘 국선변호사 고소

시민들이 6일 선임의 성폭력과 공군 내부의 회유 시도를 견디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이 중사의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성남=강진형 기자aymsdream@

시민들이 6일 선임의 성폭력과 공군 내부의 회유 시도를 견디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이 중사의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성남=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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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 모 중사의 유족이 사건 초기 변호를 맡았던 공군 국선 변호사를 직무유기 등 혐의로 7일 고소한다.


유족 측 변호인인 김정환 변호사는 7일 오전 통화에서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국선 변호사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국선변호인 A씨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군 측에서 피해자에게 지정해준 국선 변호사 A씨는 5월 8일 결혼 후 1주일간 신혼여행을 다녀왔고 2주간 자가격리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자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고 통화만 두 번 있었다. 피해 신고 후 회유 등 2차 가해까지 당한 피해자를 사실상 방치한 것이란 게 유족 측 주장이다.


한편 이 사안을 조사 중인 국방부 검찰단은 공군 검찰이 사건을 넘겨받고도 두 달 동안 가해자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 등 안이하게 대처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공군 경찰은 3월 초 이 모 중사로부터 피해 사실을 접수하고 한 달 뒤인 4월 7일 기소 의견을 달아 공군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그러나 공군 검찰이 가해자를 상대로 첫 조사를 한 건 55일 만인 지난달 31일로 파악됐다. 그마저 피해자가 사망한 후다.


일련의 상황에 주도적으로 대처했어야 할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피해자는 소속 부대를 통해 센터에 20여 차례에 걸쳐 고충을 호소했지만, 센터는 사건을 국방부에 제대로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방부 감사관실은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와 제20 전투비행단, 제15 특수임무비행단 등 3개 부대에 대해 7일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국방부는 김성준 인사복지실장을 책임자로 ‘성폭력 예방 제도개선 전담팀(TF)’을 구성해 성폭력 사건 대응 실태와 시스템을 재점검하기로 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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