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제재 지속되면 석유팔때 달러 안받을 것"...달러자산도 축소

러 재무장관도 "국부펀드서 달러자산 축소"
미러 정상회담 앞두고 해킹문제 나오자 맞대응
中 디지털위안화 출범시 탈달러와 본격화 될듯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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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 정부가 앞으로 석유수출시 달러표시 계약을 줄이고, 국부펀드 내 달러자산의 비율도 축소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잇따른 사이버공격에 미국 측이 러시아에 대한 보복을 시사한 것에 따른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디지털위안화를 공식 출범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탈달러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일(현지시간)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 겸 에너지장관은 이날 러시아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IEF) 세션에 참석해 "러시아는 국제통화인 달러에서 멀어질 마음이 없으나 미국의 압박이 지속되면 점차적으로 석유수출 계약시 달러표시 계약을 줄여나가는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에 앞서 역시 IEF에 참석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도 "한달 안에 국부펀드(NWF)에서 미국 달러로 구성된 자산을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며 "앞으로 달러자산을 NWF에서 완전히 없앨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자산은 NWF 전체 자산의 35%로 약 415억달러(약 46조2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러시아 정부는 이를 유로나 금, 위안화 등 대체자산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해당 발언은 오는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간 정상회담을 앞둔 신경전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날 미 정부는 세계적 육류업체 JBS의 미국 내 자회사에 대한 사이버공격 배후에 러시아 정부가 있다며 미국측의 보복까지 시사한 바 있어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지난 3월부터 미국의 제재가 지속되면 NWF는 물론 자국의 외환보유고에서도 달러자산 비율을 줄여나가겠다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디지털위안화가 내년부터 공식 출범하면, 중국과 러시아의 탈달러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NBC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의 달러화자산 축소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 집계에서도 지난해 말 중국의 미 국채 보유자산은 1조700억달러 정도로 2014년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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