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장 수집가 헌종의 일목요연한 정리

국립고궁박물관, 이달 '왕실 유물'로 '보소당인존장' 선정

보소당인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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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과 예술에 남다른 열정을 보인 조선 헌종은 많은 인장을 수집했다. 직접 '우천하사(友天下士·세상 선비와 벗하다)', '연향(硯香·벼루의 향기)' 같은 문구를 인장으로 새겨 보관하기도 했다. 이를 한데 묶어 펴낸 책이 '보소당인존(寶蘇堂印存欌)'이다.


'보소당인존장(寶蘇堂印存欌)'은 헌종이 수집한 인장들을 보관했던 가구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달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정하고 상설전시장에서 소개하고 있다.

'보소당'은 '북송대 시인 소식(소동파)을 보배로 여긴다'는 뜻으로, 헌종이 창덕궁 낙선재 한편에 내걸었던 당호(堂號)이다. 중국 청나라 학자 옹방강이 자신의 서재를 보소재라고 이름 붙였던 것을 떠올려 자신의 당호로 사용했다.


헌종의 '우천하사'

헌종의 '우천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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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120㎝의 보소당인존장은 두 점의 장이 짝을 이루고 있다. 각각 전집(前集)과 후집(後集)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문을 열면 좌우에 다섯 개씩 열 개의 서랍이 있다. 각각의 위치마다 종이를 붙여 인장의 순서와 수량을 표시했다. 관계자는 "책을 입체화시켜 놓은 것 같은 일목요연한 정리에서 헌종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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