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가입, 온라인이 대세…'코로나19·금소법' 영향(종합)

4대 시중은행, 금융상품 온라인 비중 평균 70% 넘어
코로나19·금소법 영향에 비대면 거래 가속도
은행 점포 폐쇄도 더욱 속도 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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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여신·수신 등 금융상품 가입 고객 10명 중 7명이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거래 가속화에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으로 소비자들이 가입이 쉬운 온라인 채널을 선호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점포 폐쇄와 디지털화 전환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우리·하나·IBK기업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 4월 말 기준 금융상품 온라인 판매 비중이 평균 7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은행들이 수년간 공들여온 '디지털 채널 강화'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은행의 주 고객층인 중·장년층 사이에서 대중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신 상품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하나은행이 88%로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도 전체 고객 10명 중 6명(60.6%)이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을 통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주 고객인 기업은행도 온라인 가입 비중이 82.2%에 달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말보다 약 5~8%포인트 정도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온라인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수신 상품도 마찬가지다. 가입좌 수를 기준으로 온라인 가입 비중이 50% 미만인 은행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이 75%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70.6%), 기업은행(56.9%) 등이 뒤를 이었다.


주요 은행의 금융상품 온라인 판매 비중은 올해 들어 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주요 시중은행 대부분이 지난해 말보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평균적으로 5~10%포인트씩 상승하며 오프라인 판매 비중과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원인으로는 먼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거래 확산이 꼽힌다. 일선 영업점을 찾는 고객들이 크게 줄자 은행들은 앞다퉈 비대면 전용 여신·수신 상품을 선보였다. 신용대출은 물론 최근에는 주택담보대출도 100% 비대면으로 판매하는 은행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앱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가입할 경우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예·적금 상품도 눈에 띄게 늘었다.


금소법 도입으로 대면 가입 절차가 복잡해진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은행 창구에서 업무 부담에 온라인 가입을 유도하고 소비자들 역시 창구에서 가입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한편 소비자들의 비대면 거래가 가속화됨에 따라 은행권의 점포 폐쇄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 점포는 6405개로 1년 전보다 304개 줄었다. 주요 은행들은 올해 역시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점포 통폐합 작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비대면 거래가 크게 늘며 은행의 디지털화 흐름은 이제 완전한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며 "군살을 빼기 위한 은행 점포 통폐합 작업도 이러한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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