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고르는 침대 프레임"…맞춤형 주문제작 '슬립퍼'

e커머스 상품기획자 경력 살려 창업
온라인 전용 판매로 비용·가격 절감

정호영 슬립퍼 대표

정호영 슬립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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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프레임도 주문 제작이 가능할까?"


가격 거품을 뺀 맞춤형 침대로 주목을 받고 있는 슬립퍼의 정호영 대표. 그의 사업은 이러한 물음에서 시작됐다. 매트리스 사이즈는 브랜드마다 다른데 시장에 판매되는 프레임 사이즈는 규격화돼 있고, 겨우 나한테 맞는 프레임을 찾아도 디자인이나 색깔이 마음에 안 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 대표는 개인의 수면 습관과 취향에 맞게 일대일 맞춤형 주문 제작이 가능한 침대 프레임과 매트리스를 아이템으로 삼게 됐다.

정 대표는 2019년 창업하기 전 티몬과 쿠팡에서 총 10년간 상품기획자(MD)로 일했다. 쿠팡이츠 서비스가 시작할 때 영업 조직을 관리하는 일도 했다.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창업에 도전할 수 있었던 건 사업을 운영하는 훈련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템 선정부터 사업 계획을 짜는 일까지 직접 현장에서 부딪치며 개척자처럼 일했다"며 "내 돈 들이지 않고 사업을 하는 경험을 해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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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와 가구업은 완전히 다른 분야지만 원리는 비슷했다. 정 대표는 "어떤 산업이든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잘 포장해서 팔면 된다. 이러한 대원칙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가구 시장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세분화될 것"이라면서 "남들과 다른 것을 추구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극대화시키는 게 현재 소비 트렌드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슬립퍼 제품의 장점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맞춤 주문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크기, 색상, 디자인, 원단 등을 선택해 프레임을 맞출 수 있다. 원단 종류도 패브릭, 가죽, 스웨이드 등 다양하다. 이렇다 보니 제작 가능한 상품 가지 수가 ‘무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말에는 서울 역삼동에 있는 쇼룸 방문 예약이 모두 찰 정도로 호응이 높다.


온라인 전용 판매를 통해 가격 거품을 없앤 것도 특징이다. 오프라인 대리점을 따로 두지 않아 비용을 줄였다. 침대 프레임은 장인들이 100% 수작업으로 만든다. 정 대표는 "최근 4개월 동안 프레임 1000여개를 판매했는데 환불은 1건밖에 없을 정도로 꼼꼼하게 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년 안에 국내에서 가장 많은 침대 디자인을 보유하고, 누구나 원하는 디자인의 침대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커스텀 침대 프레임 전문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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