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신고’ 들어와 출동해보니 ‘나이트 불법영업’…57명 무더기 적발

수원 관광나이트 강제 개방
폭행 대신 음주 흔적만 있어
지하 기계실에 숨어있다 적발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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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여기 싸움이 났어요. 구급차 필요할 것 같아요!"


26일 오전 1시46분께 경기남부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 한 신고가 접수됐다. 수원의 한 건물 지하 1층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내용이었다. 신고자는 "4명 이상이 싸우고 있고, 구급차가 필요할 것 같다"면서 "흉기는 없는 것 같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신고가 접수된 곳은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관광나이트클럽 건물 지하 1층.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 중인 경기지역에서는 영업이 제한된 유흥시설에 속한다. 전담팀을 꾸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나이트클럽과 연결된 도주로 4곳을 차단한 뒤 출입문을 강제로 개방했다.


내부에는 업주와 종업원 4명 등 5명만 덩그러니 있었고, 폭행 사건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수 많은 룸과 테이블에 술을 마신 흔적이 남아 있어 경찰은 나이트클럽과 연결된 옆 건물까지 수색을 진행했지만 단 한 명의 손님도 찾을 수가 없었다. 나이트클럽 업주 역시 "영업은 했지만, 이미 손님들은 다 빠져나갔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건물 외부에 여전히 많은 차량들이 주차돼 있는 점이 수상했다. 경찰은 건물을 재수색한 끝에 지하 3층 기계실로 통하는 문이 잠겨 있는 것을 확인하고, 철수한 119구급대에 재차 지원 요청을 해 문을 강제 개방했다. 그렇게 열린 기계실 안에서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나이트클럽에서 술을 마시던 손님 52명이 기계실에 숨어 있었던 것.

결국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집합금지 명령위반 혐의(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업주 A(49)씨와 종업원, 손님 등 57명을 입건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방안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다음 달 13일까지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다.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홀덤펍 등 유흥시설 6종에 지난달 9일 내려진 집합금지 조치도 이 기간 유지된다.


경찰청도 지난달 5일부터 이번 달 23일까지 코로나19 관련 유흥시설 집중단속을 진행한 결과 총 4749명(834건)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감염병예방법 위반이 4170명(494건), 식품위생법 위반이 216명(46건), 음악산업법 위반이 348명(293건), 성매매 처벌법 위반이 15명(1건) 순이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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