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눈높이 낮춰라"…증권사 '하향 리포트'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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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이달 들어 ‘신중한 투자’를 권고하는 증권사 리포트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을 계기로 1년 넘게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몸값이 급등한 기업 가운데 영업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대한 하향 투자의견이 쏟아졌다.


대신증권은 25일 낸 리포트에서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코로나 백신 조기 공급을 통해 집단 면역의 발현 시점을 올해 4분기 중으로 목표하면서 항공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투자는 좀 더 신중할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올해 1분기 진에어와 제주항공 합산 영업손실은 별도 기준 1461억원에 달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선 운항을 크게 늘리면서 영업손실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진에어 제주항공 은 지난해 코로나19 발병 이후 주가가 크게 빠진뒤 같은해 11월부터 백신 기대감이 반영되며 상승세다. 연초대비 주가는 진에어가 51.85%, 제주항공은 29.70% 뛰며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정부는 2000억원의 정책자금을 LCC에 투입한다는 방침인데 영구사모전환사채 등 신종자본증권의 형태로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규모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 주주 가치를 희석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1일 "반도체 업황과 실적 개선 모멘텀 둔화가 예상된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의 목표주가를 각각 9만2000원과 16만6000원으로 내렸다. 삼성전자에 대해선 신한금융투자가 종전 12만원에서 10만5000원으로 낮춰 잡았고, 하나금융투자도 11만1000원에서 10만1000원으로 내린바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 조정폭이 큰 상황에서 올해 2~3분기 실적의 대폭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해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한다"면서도 "단 주가 회복시 공격적인 매수 관점보다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KB증권도 이달 들어 메리츠화재 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도’로 바꾸고 목표주가를 1만7000원으로 20.9% 하향했다. 메리츠화재가 이달 14일 공시한 중기 자본정책에서 배당성향을 별도 기준 순이익의 10%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배당성향 하락을 예고한 것을 반영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의 규모 및 시기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에서 주주환원율 하락 우려 및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지속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하락할 수밖에 없어 목표주가를 하향한다"고 했다.

롯데쇼핑 은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이 목표주가를 끌어내렸다. 이 기간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88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8.5% 증가한 618억원 기록했지만 시장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 실적 회복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전망치를 하회한 영업실적을 감안해 올해 및 내년 연간 수익 예상을 낮추며, 목표주가도 15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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