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이더리움 채굴하며 용돈 벌기?…급락하자 채굴업자들 "불안"

이더리움 500만원 돌파할 땐 하루 2만원까지 벌기도
이더리움 더 떨어질 수 있어 채굴업자들 불안함 호소…"머스크 때문에 불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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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용돈벌이는 됩니다."


광주광역시 남구에 거주 중인 김용진(26·가명)씨는 지난달 말부터 취업 준비를 하면서 안 쓰게 된 컴퓨터를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채굴하는 데 쓰기 시작했다. 하루에 채굴되는 이더리움은 총 0.0032개로 시세가 급등할 땐 1만7000원까지 벌었다. 하지만 최근 가격이 떨어지면서 1만원대 수익도 불안하다. 김씨는 "이더리움이 결국 오를 것이라 생각하며 채굴 중이지만 불안한 상황"이라며 "계획대로 수익권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집에서 이더리움 채굴을 시도하는 ‘가내 채굴업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 이더리움이 급등하면서 직접 채굴하는 게 장기적으로 이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상화폐 시장이 급락하면서 불안함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가내 채굴업자들은 채굴 초기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이더리움 급등세에선 수익을 쉽게 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부터 채굴을 시작한 김석영(23·가명)씨는 "채굴기 비용에 450만원이 들었고 한 달 전기세는 10만원 초반대가 나온다"며 "이달 초 이더리움이 540만원까지 급등할 땐 하루에 2만원대까지 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침체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 19일에만 20.33% 떨어지면서 500만원대였던 이더리움은 한때 260만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채굴 후 얻을 수 있는 금액도 낮아졌다. 이더리움이 260만원일 때 데스크탑 한 대가 0.0032 이더리움을 채굴할 경우 하루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약 8000원으로 수익권에 올라서기 위해선 562일이 필요하다. 전기세까지 감안하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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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굴기 가격도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들어 이더리움 시세가 급등하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립형PC업체에선 650만원에 채굴기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200만원가량 가격이 오른 셈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더리움을 채굴 중인 김석영(23·가명)씨는 "채굴기 한 대가 더 필요해 가격을 알아봤지만 지난해 구매했을 때보다 200만원가량 가격이 올랐다"며 "사람들이 점차 더 비싸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지금도 엄두가 안 나는 가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가상화폐 시장이 더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각 국가에서 가상화폐 시장 규제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은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탈세 및 자금세탁을 이유로 조사했으며 중국 네이멍구는 가상화폐 채굴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때문에 시장은 교란되고 있다. 올해부터 채굴을 시작한 조용현(30·가명)씨는 "머스크 CEO가 트위터에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마음이 불안하다"며 "더 떨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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