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하위 10%대비 중위소득 배율 5.9배까지 벌어져…정책대응 필요"

한국은행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한은 "하위 10%대비 중위소득 배율 5.9배까지 벌어져…정책대응 필요"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코로나19 이후 저소득층의 소득이 특히 줄어들면서 가구소득 불평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지난해 2~4분기 하위 10% 소득대비 중위소득 배율은 5.9배로, 2019년 같은기간(5.1배)보다 더 크게 벌어졌다. 특히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지난해 2분기의 경우 하위 10% 소득대비 중위소득 배율이 6.4배까지 치솟기도 했다.

저소득층의 가구소득이 급감한 것이 계층간 소득 격차를 더 벌린 원인이다. 한은에 따르면 1분위 가구소득은 지난해 2~4분기 평균 17.1%나 감소했다. 상위 그룹인 5분위 소득이 같은기간 1.5%, 4분위의 경우 2.7% 감소한 데 그친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코로나 이후 가구소득 불평등이 확대된 데는 고용충격(비취업가구 증가)과 소득충격(저소득 취업가구의 소득 감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1분위 소득 감소를 고용충격과 소득충격으로 분해해보면, 고용충격 요인이 3분의 1(36.2%) 수준 기여했다. 핵심노동연령층 내에서 보면 해당 요인의 기여도는 절반 수준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소득 1분위 중 비취업가구(실업·비경활) 비중은 8.7%포인트 올랐다. 특히 핵심노동연령층(30~54세)에서 동 비중이 10.4%포인트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송상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고대면 일자리 가구 중 고용상태가 불안정한 임시 일용직, 육아부담이 큰 유자녀 여성가구 실직이 상당부분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취업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가구의 소득을 보면 소득 분위 중 고대면 일자리에 종사하는 자영업 가구, 유자녀 여성가구의 소득 감소가 중·하위소득 간 격차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후 고대면 일자리 종사 자영업 가구와 유자녀 여성가구의 소득은 각각 29.1%, 23.1% 감소했다.


송 과장은 "이번 분석 결과는 코로나19로 인한 가구소득 불평등 확대 현상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자영업의 추가적인 고용조정이 현실화될 가능성, 자녀가 있는 여성가구의 경력 단절에 따른 성별 소득격차 확대는 향후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은 이번 분석에서 정부 지원금, 가구 간 이전소득은 제외하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가구소득에 미친 영향을 과소평가할 수 있어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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