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의 LG AI연구원, 계열사와 협업 속도…생산성 '쑥'-비용 '뚝'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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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핵심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 전담 조직 ‘LG AI연구원’이 계열사와의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성은 높이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AI를 실질적으로 활용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현장 곳곳에 적용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은 LG계열사 16곳과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하고 계열사 AI 지원 부서와 꾸준히 커뮤니케이션하며 현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지난해 12월 구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출범했다. 구 회장은 LG는 향후 3년간 글로벌 인재 확보, AI 연구 개발 등에 2000여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세계적인 AI 석학 구글 출신 이홍락 미 미시건대 교수를 영입했다.

LG AI연구원이 현재 성과를 내고 있는 부분은 각 계열사 공정의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는 부분이다. 대표적으로 전기자동차 배터리 잔존 수명을 예측하는 데 AI를 투입, 비용과 생산 기간을 줄였다. 배터리 잔존 수명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를 완충했다가 방전시키는 과정을 거쳐야한다. 이 과정에 AI를 활용, 배터리 상태를 살펴 주입하는 에너지 양을 완충 기준 80%를 절감하고 생산시간도 절반으로 단축한 것이다.


LG전자 등과도 제품 생산 공장에서 불량 제품을 걸러내는 검수 작업에 AI를 적용하기 위해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AI가 양품의 데이터를 학습해 이와 다르면 불량으로 판정하는 방식을 현장에 적용하는 식이다. AI를 적용하게 되면 LG전자 냉장고 하나를 생산할 때 투입됐던 기존 검수원의 검수 시간을 3분의 1 수준으로 단축시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LG AI연구원은 보고 있다.


LG AI연구원은 LG전자나 LG유플러스 등 계열사 콜센터에도 AI 기술을 적용해 상담 시간을 20% 가량 줄이는 방안을 연구 중이며 LG유플러스의 인터넷, IPTV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서비스 이용 중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전에 AI가 파악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LG AI연구원은 LG화학 생명과학본부와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AI를 도입해 이를 발굴하는 기간을 크게 줄였다.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3.5년 걸렸지만 이를 3~4개월로 줄였다는 것이 LG AI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LG AI연구원은 이처럼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빠르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 개발을 하면서도 동시에 기초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4개월 간 AI 관련 학회·저널을 통해 8개의 논문을 내 연구 성과를 거뒀다.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LG AI 리서치 캐나다 소속 장종성 연구원은 "기업 AI연구는 사업과 연결돼야 해서 기초 연구를 간과하기 쉬운데 LG AI연구원은 다르다"면서 "연구 자체에 집중할 수 있고 지금 하는 연구가 아니다 싶으면 빨리 접을 수 있게 장려한다.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으면 확실히 더 많은 도전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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