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LG유플러스 황현식 호(號)가 5G 원격제어 크레인을 시작으로 스마트항만 구축 사업에 나선다.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 모델 확대를 통해 5G 이동통신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LG유플러스는 부산항만공사(BPA)와 함께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한 5G 네트워크를 도입해 하역장비, 물류창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스마트항만은 초저지연·초고속·초연결을 특징으로 하는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항만 운영에 필요한 각종 설비와 인프라를 자동화·스마트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작업환경의 안전성 등을 개선한 차세대 항만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중순 5G 원격제어 크레인 상용화를 시작으로 5G 인프라를 활용해 자율주행 야드트랙터, 인공지능(AI) 영상분석,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한 디지털 트윈, 자율주행 드론 등 스마트항만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적용 범위 역시 향후 광양항과 신선대 항만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나아가 LG유플러스는 스마트·자동화 항만과 같은 '스마트SOC'를 필두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모빌리티 ▲스마트시티·산단 등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5G B2B 4대 신사업분야를 적극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서재용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은 “LG유플러스의 5G 기술을 부산을 포함한 국내항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협력사들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2026년까지 25조원에 육박할 5G B2B 시장에서 LG유플러스만의 경쟁력을 키우고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5G 원격제어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운반하고 있는 모습.
이번 스마트항만 사업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항만운영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해 적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국내항만은 수많은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 터미널운영시스템(TOS)를 도입해 선적과 양하 스케줄을 관리하며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컨테이너를 옮기는 크레인들의 수동 운영으로 인한 낮은 처리효율 등 다방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쟁력 제고가 필요한 국내 항만 상황을 고려해 정부도 2030년까지 항만 자동화·디지털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스마트·자동화 항만 시장도 2017년 1000억원 규모에서 2024년에는 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환경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자동화 항만 시장은 연평균 25% 성장해 2024년에는 52억7200만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스마트항만 사업을 통해 취임 이후 신사업 발굴을 전면에 내세웠던 황현식 호의 B2B 사업 추진도 본격적으로 힘을 받을 전망이다. 황 사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선임된 이후 '신사업 발굴 및 확대'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5G에서는 B2B 분야에서 신사업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신규사업추진부문을 직접 챙기고 있다. 신규사업추진부문은 신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황 사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돼 신설됐다.
5G 원격제어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운반하고 있는 모습.
LG유플러스가 스마트항만 구축을 위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서비스는 3.5헤르츠(㎓) 주파수 기반으로 제공되는 5G 원격제어 크레인이다. 기존 항만을 스마트항만으로 업그레이드하는데 5G는 필수다. 원격제어 시스템 구축을 위해 유선망을 포설한다면 365일 24시간씩 쉬지 않고 운영돼야 할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을 일시 중지해야 하고, 광케이블로 인해 크레인 등의 작동반경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 반면 무선네트워크인 5G를 이용하면 별도의 공사 없이 원격제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 항만의 운영효율을 높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5G를 통한 항만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9년부터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서호전기, 고등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R&D) 과제를 통해 신감만부두에서 야드크레인 원격제어를 위해 5G 네트워크를 적용해 검증했다.
5G 네트워크와 함께 원격제어 크레인은 물론 각종 하역장비의 자동화에 활용될 수 있는 ‘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을 준비했다. 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은 지난해 LG유플러스가 벤처기업 쿠오핀에 지분투자를 통해 확보한 기술로 초고용량 영상을 최대한 압축시켜 지연시간을 최소화하는 5G 원격제어 서비스에 필수 아이템이다. LTE를 이용할 때에 비해 영상전송 시간을 약 84% 단축할 수 있다.
5G 기반으로 원격제어하는 크레인은 항만 작업환경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컨테이너를 옮기기 위해 작업자가 25m 상공에서 아래를 바라보며 장시간 조종해야 했다. 한 명의 작업자가 한 대의 크레인만을 제어할 수 있고 조종석의 시야각 제한으로 컨테이너를 3단까지만 쌓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5G 크레인 원격제어를 이용하면 작업장에서 떨어진 안전한 사무실에서 조종사 1명이 3~4대의 크레인을 제어할 수 있고, 작업자가 없을 때 이동이 편한 위치로 컨테이너를 미리 배치해 놓을 수도 있다. 또한 컨테이너를 4단 이상 적재하는 등 생산성이 40% 이상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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