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육군훈련소에서 천식 증상을 보인 훈련병에게 일반 감기약을 처방했다는 폭로글이 올아왔다. [사진제공=페이스북]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부실 급식' 폭로를 시작으로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병사들의 샤워와 화장실 이용을 제한하는 등 군 훈련소 내 입소 훈련병의 기본권이 제한받고 있다는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육군훈련소에서 천식을 앓고 있는 한 훈련병에게 감기약을 처방하고 먼지 쌓인 방에 격리했다는 제보가 등장해 논란이다.
1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육군훈련소 30연대에 입대한 훈련병이라 밝힌 제보자 A씨가 작성한 글이 올라왔다.
어렸을 때부터 천식 증상을 앓고 있었던 A씨는 지난 3월 논산 훈련소에 입소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입소 이틀 차부터 비염과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났고, 이러한 상황을 소대장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유선 상담을 통해 약을 처방받았는데, 이는 일반 감기약이었다.
약을 처방받은 후에도 A씨의 천식 증상은 점점 악화되었고, A씨는 귀가 요청을 하였지만 부대로부터 "천식으로는 귀가가 안 된다"는 답을 받고 매일 유선 상담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후 A씨는 호흡기 질환이라는 이유로 비위생적인 방에 격리됐다. 그는 "격리된 곳의 침대 위에는 먼지가 새하얗게 덮여 있었다"며 "심지어 거미, 돈벌레, 개미 등의 벌레가 나오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A씨의 천식 증상은 더욱 심해졌고, 그는 "격리당한 당일(금요일) 귀가 신청을 했고 월요일에 나갈 수 있다고 해 이 악물고 버텼다"고 토로했다. 또한 "천식이 점점 더 심해져 3일간 밤을 샜다"며 "물티슈를 이용하고 환기를 시키면서 청소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악화되어 도저히 버틸 수 없었던 A씨는 소대장, 분대장에게 면담을 신청했지만 그들로부터 "천식으로 나간 사람은 못 봤다", "마인드를 바꿔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또한 "(우리도) 몇십 년간 일하면서 아프지 않았겠냐"며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고 답했다고 전했다.
A씨는 "군대에서 없던 병도 생긴다는 말이 뭔지 알 것 같다"며 "군대에서 혼자 격리당하면서 숨도 못 쉬고 버티면서 받았던 스트레스로 지금도 혼자 방에서 잘 때 불안하고 잠에 잘 들지 못하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어 "격리로 인해 피해 받고 있는 분들은 저처럼 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누리꾼들은 "여러 폭로가 터지고도 이러는 거 보니 개선할 생각이 없나 보다", "나도 천식으로 고통을 호소하니 역류성 식도염 약을 처방받았다", "훈련병 인권은 어디 있나" 등 비판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편, 지난 28일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긴급 주요지휘관회의를 열고 군 내 코로나19 과잉방역으로 인한 훈련병 인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 사과 입장을 밝히고 방역관리체계를 재검토하기로 전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 29일 군 훈련소를 대상으로 '2021년도 군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히며, 과거 육군훈련소 등 군 훈련소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사건의 결정례 등을 분석해 정책적 대안도 마련할 예정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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