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사지마비 사고 낸 '칼치기 운전자', 항소심도 금고형

피해자 유족 분통 "당한 사람만 불쌍"
"엄벌 청원해 20만명 동의까지 받았는데"

진주 시내버스에 차량이 끼어들어 충돌하는 상황을 담은 영상. 사진=유튜브 한문철TV 캡처.

진주 시내버스에 차량이 끼어들어 충돌하는 상황을 담은 영상. 사진=유튜브 한문철TV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주행 중인 시내버스 앞에 갑자기 끼어들어 버스에 탄 여고생이 사지마비 판정을 받게 한 운전자가 항소심에서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29일 창원지법 형사3부(부장판사 장재용 윤성열 김기풍)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끼어들기 차량 운전자 A(59)씨에게 원심과 같은 금고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금고형은 강제노역을 하지 않고 교정시설에 수용되는 것이다.

앞서 A씨는 2019년 12월16일 진주시 한 도로에서 렉스턴 SUV 차를 몰다 시내버스 앞으로 갑자기 끼어들었다.


이로 인해 충돌 사고가 났고, 이로 인해 뒷좌석에 앉으려던 고3 여고생이 앞으로 튕겨 나와 동전함에 부딪혀 사지마비 등 중상해를 입었다.


1심 재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처벌 전력과 보험 가입 여부 등을 참작했다며 금고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고로 피해자가 사지마비 되고 타인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으며 가족들은 강력한 처벌을 탄원한다"며 "그러나 초범이고 가족들에게 보험금이 지급될 점 등을 고려하면 1심은 합리적 범위 내에서 양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에서도 판결이 달라지지 않자 방청석에 있던 피해자 가족들은 억울하고 허탈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피해자 아빠는 "가해자는 1년 살다 나온 뒤 인생을 즐기면 되지만 우리는 죽을 때까지 아이를 돌봐야 한다"며 "우리나라 법은 당하는 사람만 불쌍하게 된 것 같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피해자 언니는 "1심 판결 뒤 엄벌해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20만명이 넘는 사람들로부터 동의까지 받았는데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 국민 법 감정과 너무 다른 판결이 나와 답답하다"라고 토로했다.




김봉주 기자 patriotbo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