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금 청년들은 특혜가 아닌 공정을 원하고 있다"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금 청년은 '특혜'가 아닌 '공정'을 원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과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청년은 '특혜' 아닌 '공정'을 원하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재보궐 선거 이후 청년 민심을 두고 백가쟁명식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청년은 전통적 진보ㆍ보수라는 이분법을 거부한다'고 말씀드렸지만 여전히 우리 정치가 청년 세대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기회가 많던 시대를 살았다"며 "서슬퍼런 군부독재가 계속되고 제도적 민주화가 불비해 지금보다 불공정은 훨씬 많았지만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데는 모두 주저함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 지사는 하지만 "지금 청년들이 사는 세상은 너무도 다르다"며 "열심히 일해서 대출받아 집 사고 결혼하는 공식은 이미 깨진 지 오래됐고, 사회의 성장판이 예전같지 않아 선택지는 줄었고 부모의 재력에 따라 나의 미래가 결정되는 신분제에 가까운 '세습자본주의'가 심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해서 버는 돈으로는 치솟는 집값을 감당할 수 없으니 주식과 비트코인에 열중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기회의 총량이 적고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그만큼 불공정에 대한 분노는 심해질 수밖에 없고, 세대 갈등이나 성별 갈등도 이런 시대적 환경조건과 맞물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 지사는 나아가 "비단 몇몇 정책으로 청년들의 마음을 돌리려는 시도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다짜고짜 우는 아이 떡 하나 주는 방식으로는 모두에게 외면 받기 십상이고, 청년세대는 '공정'을 원하지 '특혜'를 원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이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의 동력을 다시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최소한의 먹고사는 문제, '경제적 기본권'을 지켜내고 청년은 물론 모든 세대에게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질 수 있어야 하고, 그게 바로 제가 줄곧 말씀드리는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이제 세대로 혹은 성별로 나누어 누가 더 고단한 지를 경쟁하는 악습에서 벗어나 함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여정에 나설 때"라며 "서로를 향한 극심한 반목과 날선 말들이 난무해 당장은 막막해보일지 모르지만 우리사회가 그동안 이뤄온 성취를 생각하면 이 갈등 역시 충분히 해결할 역량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