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입 크게 늘면서 올해 경상흑자 줄어들 전망"

"수출경쟁력 저하가 아닌, 내수 회복에 따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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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수출·투자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구재 이외 소비도 개선되면서 앞으로도 수입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데도 수입이 함께 늘면서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은 29일 'BOK 이슈노트 - 최근 수입 동향 및 평가'에서 "지난해 2~3분기 중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던 수입이 올해 1분기 들어선 두 자릿수 증가로 전환하며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1분기 중 수입은 영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금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경신했고, 지난달 수입도 월간 금액기준으로 사상 최대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최근 수입이 늘어난 배경으로 ▲수입의존도가 높은 수출 및 투자의 회복세 ▲내구재 소비 확대 ▲원자재가격 반등 등을 꼽았다.


우선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주력산업의 수출·투자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관련 소재·부품·장비 수입이 크게 늘었다는 평가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수입이 전기대비 2.1% 늘어는 데에 수출(재화수출) 및 투자(총고정자본형성)가 각각 3.2%포인트, 1.2%포인트를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민간소비는 수입을 0.7%포인트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욱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 변동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하반기 수출이 수입증가율에 미친 기여도가 매우 커진 것을 알 수 있다"며 "분석 기간인 2018년 이후로 한정하면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입이 늘어나는데 수출과 투자 기여도가 큰 것은 우리 경제에서 수출·투자의 수입의존도가 다른 지출항목을 웃돌고 있는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투자 규모가 지난해 명목기준 63.8%로 미국(28.1%), 일본(37.9%), 중국(60.4%) 등 여타 국가에 비해 높다.


내구재 소비가 늘면서 최종재뿐만 아니라 국산품용 중간재 수입도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승용차 수입이 뚜렷한 증가세를 이어갔고, 재택근무와 실내활동이 증가하면서 가전 수입도 크게 늘었다. 보복소비 심리와 고소득층의 소득이 개선되면서 명품 수요가 급증하자 유럽산 가죽가방·의류 등의 수입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외에 원유, 철강·금속 가격이 반등하며 원자재 수입이 늘어난 것도 수입을 늘린 요인이다.


주 과장은 "수출과 투자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구재 이외 소비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수입은 앞으로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특히 그는 "소비 회복세가 뚜렷해질 경우에는 수입업체의 재고 재확충 수요도 더해지면서 수입 증가폭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중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와 같은 경상수지 감소가 부정적으로 해석되진 않는다고 봤다. 그는 "올해 경상흑자 규모가 축소되더라도 이는 수출경쟁력 저하가 아닌 내수 회복에 따른 수입 증가가 주요 배경"이라며 "우리경제의 회복흐름을 반영하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고, 투자 수요에 의한 자본재 수입증가로 향후 우리 경제의 생산능력 확대 및 생산성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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