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예금·해외부동산…부자들은 더 쪼갠다

2021년 자산관리 트렌드 변화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분석

코로나19의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짐에 따라 부자들의 안전자산 투자 및 분산투자 성향이 짙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다변화한 투자 행태에 맞춰 금융회사들이 투자자 개인에 더욱 정교하게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 또한 커졌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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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서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21년 자산관리시장 트렌드 변화’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고액자산가 계층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보유를 증가시키는 한편 다양한 직·간접 투자상품에 자산을 분산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산투자 요구의 증가로 고액자산가 계층의 펀드 등 간접투자 비중이 확대되면서 최근 고객이탈률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산관리회사들도 관련 상품 제공에 관심이 높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국내 자산관리회사 10곳 중 7곳에 달하는 69%는 최근 높아진 시장 변동성과 코로나19 등이 고객유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고 67%는 이 같은 흐름이 다양한 펀드상품에 대한 수요를 증대시켰다고 답했다.


고액자산가들의 해외투자 자산 비중도 확대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액자산가들은 주요 해외투자 자산으로 비주거용(상업용) 부동산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하 수석연구원은 특히 미국·일본·스위스·스페인 등지의 비주거용 자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일부 증권사는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영업 부문의 인력을 충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세계적인 백신 접종의 확대로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잦아들면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투자 포트폴리오 적극 조정하는 고액자산가

코로나19에 따른 부자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은 연구소가 지난달 내놓은 ‘2021 코리안 웰스 리포트’, 이른바 ‘부자보고서’에서도 조명된 바 있다. 금융자산이 1억원을 넘는 대중부유층과 10억원을 넘는 부자들이 금융자산 구성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말 16%이던 이들의 주식 비율은 지난해 말 20%로 높아졌고 보험 및 연금(11%→17%)의 비율도 덩달아 늘었다. 현금(41%→46%)의 비율도 높아졌는데, 은행 정기예금과 단기금융상품에 대한 높은 선호도가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연구소가 부자들의 올해 투자계획 금융상품 ‘톱(Top) 5’를 조사했더니 단기금융상품과 은행정기예금의 비율이 각각 21%ㆍ19%로 수위를 차지했다.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고액자산가들의 관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화예금(55%·복수응답)과 외화현금(50%·복수응답)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해외주식(25%·복수응답)와 외화ETF(10%·복수응답)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식이다.


하 수석연구원은 이 같은 환경에서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신규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려면 디지털 기반으로 개인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대면 상담뿐만 아니라 온라인ㆍ모바일ㆍ화상통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멀티채널’ 방식이 자산관리 비즈니스에서 보편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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