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초유의 가뭄 장기화…TSMC, '물탱크 100대 주문' 대응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56년만에 대만에 찾아온 사상 초유의 가뭄 사태로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용수 공급용 물탱크 트럭 100대를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비용은 2억 위안 가량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비용은 추가로 확대될 전망이다.


20일 대만 현지 매체 리버티타임즈넷(LTN)에 따르면 최근 TSMC는 물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100개 이상의 물탱크 트럭을 주문했다. 매체는 초기 비용으로 2억 위안이 들 것으로 전망했으며 향후 5억 위안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 생산에서는 고도로 정제된 '초순수'를 공정에 투입한다. 초순수는 웨이퍼나 반도체를 씻고 웨이퍼를 깎는 공정에도 활용되는 핵심 자원이다. 지난 2019년 기준 TSMC가 하루 동안 사용하는 초순수의 양은 15만6000t에 달했다.


하지만 대만에 초유의 가뭄이 찾아오면서 TSMC는 지난 2월부터 용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래 대만은 한해 평균 3~4개의 태풍이 상륙하면서 많은 강우량을 기록해왔지만 지난해에는 거의 모든 태풍들이 대만을 비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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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물 부족 사태를 겪자 차이잉원 대만 총통까지 나서 국민들에게 물 절약을 촉구하고 나섰다. 왕메이화 대만 경제부 장관은 "5월말까지 기업들이 사용할 물은 충분하며 이번 가뭄이 TSMC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라고 못박았지만 주요 공업지역의 용수 소비 감소율을 현재의 11%에서 15%로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TSMC, UMC 등 반도체 공장이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물탱크 트럭를 구매하며 용수 공급 상황이 그나마 괜찮은 북쪽 지역의 용수를 싣고오면 당분간 가동에는 지장이 없다는 전망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TSMC 공장에 인접한 신주 저수지는 수위가 낮지만 대만 북부의 시멘 등 저수지 수위 상황은 아직까지 양호하다"며 "TSMC가 트럭을 보내 북부에서 물을 조달하고 있고 대만 정부도 반도체 회사를 급수 우선 목록에 포함시키며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월부터 대만이 우기에 들어간다는 점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언론 보도와 달리 물 부족으로 인한 TSMC의 공장 가동 중단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덧붙였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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