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사상 최초 원주민 출신 장관 탄생...뎁 할랜드 내무장관 인준

미 연방탄생 245주년만에 첫 원주민 출신 장관
바이든 '그린뉴딜' 강력 지지...공화당 다수는 반대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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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 연방정부가 수립된 이후 역사상 처음으로 원주민 출신 장관이 탄생했다. 첫 원주민계 내무부장관직을 맡게 된 주인공인 뎁 할랜드 하원의원은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뉴딜정책과 소수민족정책을 총괄할 전망이다. 정치경력은 매우 짧은 편이지만, 처음으로 원주민 출신 장관이 소수민족 정책을 직접 다루게 되면서 보다 폭넓게 소수민족사회에 대한 이해가 반영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 상원은 뎁 할랜드 내무부장관 지명자 인준안을 찬성 51표, 반대 40표로 통과시켰다. 그의 인선을 반대해오던 공화당에서 4명의 찬성표가 나와 과반수 이상을 받고 임명됐다. 이로서 미국 연방정부 245년 역사상 최초로 원주민 출신 장관이 탄생했다.

할랜드 신임 내무부장관은 미국 뉴멕시코주에 사는 원주민 부족 중 하나인 라구나 푸에블로족 출신이다. 그는 원주민 인권보호와 무분별한 석유시추 등 개발에 반대하는 시민운동을 벌여오다가 2018년 미국의 첫 원주민 출신 연방 하원의원으로 선출돼 주목 받아왔다. 정치경력은 매우 짧은 편이지만, 그는 그린뉴딜로 불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청정에너지 정책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지지해온 일명 '바이든 기후팀'의 수장 중 한사람으로 알려져있다.


그의 강력한 석유시추 반대정책은 미국 공화당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이로인해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은 그녀의 인준을 반대해왔다. 그러나 원주민 출신 정치인이 처음으로 소수민족정책을 총괄하는 내무부장관에 임명된 것 자체로도 이미 역사적인 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내무부는 미국 내 600개의 원주민 부족에 대한 보호, 관리정책을 총괄하고 미국 내 에너지와 토지, 수자원, 국립공원, 멸종위기종의 관리 등 환경 및 생태 보전 정책을 다루는 부서로 지금까지는 모두 백인 출신 정치인들이 임명됐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할랜드 지명자의 인준으로 이 나라의 다양성과 풍부함을 대표하는 정부의 탄생에 또 한 걸음 다가갔다"고 밝혔다. 미 최대 원주민 단체인 아메리칸인디언전국회의(NCAI)의 펀 샤프 의장도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이끌고 우리의 땅과 문화 자원을 관리하며 원주민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지켜 나가기 위해서도 할랜드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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