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車 세계시장 점유율 7.5% '유지'…中·日 브랜드는 '증가'

빠른 회복세 보인 中 시장
'자국수요' 中 '하이브리드차 중심 판매 확대' 日 점유율 상승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 경찰청 헬기에서 바라본 평택항에서 수입자동차가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 경찰청 헬기에서 바라본 평택항에서 수입자동차가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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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전년 수준을 유지한 반면, 중국·일본계 자동차 브랜드들은 점유율을 소폭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지난해 하반기 들어 중국 자동차 수요가 빠른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점유율 격차를 이끌어 낸 셈이 됐다.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세계 주요 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 발간한 '2020년 해외 주요 자동차시장 판매 및 정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중·일 메이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각기 7.5%, 14.8%, 25.8%로 집계됐다. 한국 메이커의 점유율은 전년과 동일하고, 중국과 일본 메이커 점유율은 각기 1.3%, 0.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한국과 중국·일본 메이커를 가른 것은 중국 시장이었다. 지난해를 강타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전 세계 주요시장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9% 감소했지만, 중국 시장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감소폭을 타국 대비 낮은 6.1%까지 줄인 바 있다.


한국 메이커는 소비자 선호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에서 신모델이 인기를 끌고, 경쟁국 대비로 생산차질이 최소화 되면서 미국(0.6% 증가), 유럽(0.3%), 인도(4.4%) 등 주요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30%가 넘는 판매 감소율을 보이며 전년 대비 15.9% 감소한 판매량으로 주요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유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중국계 메이커는 탄탄한 내수시장에서의 자국 브랜드 선호 현상을 등에 업고 판매 감소 폭을 전년 대비 6.9%까지 줄였다. 이에 따라 점유율도 지난 2019년 13.5%에서 지난해 14.8%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1.3% 포인트)를 보였다.

일본계 브랜드도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0% 감소, 점유율은 25.5%에서 25.8%로 소폭 상승했다. 미국 시장에서 선방한 것과 더불어, 중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중심의 판매 증가(0.8% 증가)에 힘입은 바 크다는 게 KAMA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일본 브랜드의 하이브리드차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3% 증가했다.


이외 미국계 브랜드는 하반기 들어 내수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중국 시장에서의 고급화·대형화 추세에 따른 판매 증가로 전년 대비 14.9% 감소해 전년 점유율(18.6%)을 유지했다. 유럽계 브랜드는 중국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으로 비교적 선전했으나, 상반기 코로나19에 따른 내수 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약 40%)로 점유율은 32.6%에서 31.1%로 내려앉았다.


한편 이런 상황 속에서 각 국은 전기차 중심의 자동차 구매보조금 확대 등 단기 지원 뿐 아니라, 배터리·반도체 등 미래차 핵심부품의 자국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재편 계획도 잇달아 내놓고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KAMA는 분석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올해 자동차 수요는 코로나19 종식 시점과 맞물려 시장별로 상이한 모습이겠으나, 우리로선 수요 급증에 대비한 근로시간 탄력운영 등 생산역량과 유연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각 국의 산업재편 전략과 관련해서도 "장기적으론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와 배터리 원자재 광산 장악 등으로 인해 우리의 전기차 위주 산업 재편은 우리 산업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높일 우려가 있으므로 니켈, 망간, 코발트 등 해외광산 확보에 노력하는 한편, 희토류도 중국에서 러시아, 베트남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해야 한다"며 "특히 수소, 친환경 내연기관연료, 바이오 메탄 등 다양한 동력원으로 친환경차 생산의 포트폴리오를 넓혀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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