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명 거리로…미얀마서 대규모 反군부 시위

'22222' 항쟁…軍 쿠데타 이후 최대 규모
美 국무부 "쿠데타 연루 인사 2명 제재"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미얀마 전역에서 군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쿠데타 이후 최대 규모로 진행되며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수도 네피도를 비롯해 미얀마 전역에서 군부를 규탄하는 거리 시위가 진행됐다.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군부 독재가 계속된다면 우리 모두 노예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2222 항쟁’으로도 불리는 이번 시위는 이달 초 쿠데타 발발 이후 최대 규모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 지휘본부가 위치한 네피도에서는 경찰이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22222라는 이름은 1988년 8월 8일 대규모 민주화 시위 ‘8888 항쟁’에 빗댄 것으로서, 이번 시위 역시 1988년 시위처럼 군부에 맞서 비폭력 저항을 이어가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거리 시위와 더불어 전국적으로 대규모 총파업도 진행됐다. 미얀마 최대 유통업체 ‘시티마트’와 패스트푸드 체인점 'KFC'의 모든 매장이 이날 하루 동안 영업을 중단했으며 동남아 최대 음식 배달 서비스 '그랩'도 배달 서비스를 중단했다.

군부는 이날 시위에 앞서 주요 도심 길목을 폐쇄해 시위대 결집을 방지하고자 했다. 또 전날 국영방송을 통해 내놓은 성명에서 "시위에 참여하게 된다면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시위대가 시민들의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날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연루된 인사 2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해당 인사는 미얀마 군 장성 인사인 모민툰, 마웅마웅초 등 두 명이다. 지난 11일 민 아웅 흘라인 최고사령관 등 10명의 군부 인사를 제재한 이후 추가 제재가 나온 것이다. 미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제재 조치는 미얀마 당국의 평화적 시위대 사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문민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 쿠데타에 반발하는 시위는 이날 23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진행된 대규모 시위에서 미얀마 군부가 무차별 총격을 가하며 최소 4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1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유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