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 실탄 발포 최소 2명 사망…세계 각국 "강력 규탄"(종합)

20일 미얀마 만달레이 조선소서 시위대-군경 대치
시위대 저항하자 실탄, 고무탄 등 무차별 발포
10대 소년 포함 최소 2명 사망…부상자 중 일부 중태
미·영·프·EU 등 세계 각국 유혈사태에 우려 표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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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미얀마 군경이 20일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과 고무탄 등을 무차별적으로 발사해 10대 소년을 포함해 최소 2명이 숨지고 30명가량이 부상했다.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각국은 유혈 사태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향후 조치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얀마 쿠데타에 대한 불북종 운동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현지 매체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군과 경찰 수백명이 전날 오전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의 한 조선소로 진격, 쿠데타에 항의해 파업중인 근로자들과 대치했다.

이에 공무원을 포함해 시민 수백 명이 몰려 나와 강하게 항의하면서 퇴각을 요구했다. 군경은 폭력을 가하며 최소 10명을 체포했다. 이때 시위대 일부가 새총을 쏘거나 돌멩이를 던지는 등 저항하자 군경이 고무탄과 새총, 최루탄에 이어 실탄을 무차별적으로 발포했다.


이로 인해 2명이 목숨을 잃었고, 30명가량이 부상했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총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도 군경의 실탄 사격으로 최소 2명이 숨졌고, 6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부상자중 일부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복부와 머리에 총상을 입고 현장에서 숨진 사람은 18세 미만 소년으로, 궁지에 몰린 조선소 근로자들을 돕기 위해 왔다가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 소년이 14세로 전해졌다 다른 사망자는 가슴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이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으로 올린 영상에서도 총성이 끊임없이 들렸다. 근처 건설 현장에 있다 몸을 피한 것으로 보이는 그 주민은 "그들(군경)이 잔인하게 총을 쏘고 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마치 전쟁터 같았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군경은 지난 9일에도 수도 네피도에서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과 함께 실탄을 쏴 현장에 있던 카인(20·여)이 머리에 총상을 입은 바 있다. 이 여성은 뇌사 상태에서 사경을 헤메다 지난 19일 오전 결국 숨졌다. 이에 따라 이번 쿠데타에 항의하다가 군경의 실탄 사격으로 희생된 시위대는 최소 3명으로 늘었다.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유혈사태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압력도 커지고 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평화적인 민간 시위대에 대한 군의 폭거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미얀마의 군과 모든 보안 병력은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즉각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외무부도 "오늘 만달레이에서 자행된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시위대에 대한 미얀마 군경의 무력 사용을 비판했다. 영국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트위터에서 "미얀마의 평화 시위대에 대한 발포는 선을 넘은 것"이라면서 "우리는 국제사회 일원들과 함께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반대 의견을 억누르는 행위에 대한 추가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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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영국 외무부는 미얀마 국방장관과 내무부 장·차관 3명에게 자산 동결과 여행금지 조치를 적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트위터로 "버마(미얀마) 군경이 시위대에 발포하고 지속해서 시위 참가자와 다른 사람들을 구금, 공격하고 있다는 보도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버마 시민들의 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외교부도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 "미얀마 만달레이시에서 시위대에 대한 강경진압으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작년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문민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는 보름째 이어지고 있다. 21일 카인의 장례식에 이어 22일데도 파업 및 휴업이 예정돼 있어 시민 불복종 운동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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