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겨울철 연비 24%↓…"귀성길, 충전계획 잘 세우세요"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연구
전기차, 겨울철 장거리 운전 시 주행거리 33.4%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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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겨울철 전기차로 장거리운전 시 20~30% 짧아지는 주행거리를 고려해야하는 분석이 나왔다. 설 연휴 장거리 운전 시 충전을 위해 대기하는 시간도 평소보다 더 오래 걸리는 만큼 귀성·귀경길 충전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는 조언이다.


11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발표한 '설 연휴 장거리운전 안전대책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겨울철 고속도로 주행 시 전기차의 전비(연비)는 24% 하락해 평소보다 주행거리가 33.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그만큼 짧아지는 셈이다.

이번 연구는 연비 측정을 위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도심지 및 고속도로 주행실험, 설 연휴에 4시간 이상 운전경험이 있는 300명의 설문조사를 반영했다. 현대해상은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과 중형 세단 쏘나타를 이용해 조사했다. 도심 주행 구간은 서울 광화문 주변 도로였고, 고속도로 주행 구간은 서울 광화문과 경기도 여주군 여주휴게소까지 77㎞ 구간이었다.


전기차는 겨울철에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주행에서는 연비가 좋지만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연비가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내연기관차가 고속도로 주행 시 연비가 33% 향상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전기차 운전자 150명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겨울철 영하로 기온이 떨어진 경우 평소에 비해 주행거리가 33.4%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설 연휴 기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충전을 위해 20분 이상 대기하는 비율은 21.4%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설 연휴 장거리 운전 시 충전 계획을 잘 세워야하는 이유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연구 사례가 있다. 노르웨이에서 총 20대의 전기차 테스트를 통해 겨울철(영하2도) 배터리 성능 저하가 주행거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WLTP(국제 표준 배기가스 시험방법) 기준 대비 평균 18.5% 주행거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로 겨울철 장거리 운전 시 배터리 소모가 큰 주원인으로는 기온 하강에 따른 배터리 성능 저하가 꼽힌다. 또 고속도로 주행 시 브레이크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 배터리 회생에너지가 거의 발생 안 해 배터리 소모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수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전기차로 설 연휴 장거리 운전 계획을 가진 분들은 평소 비해 20~30% 주행성능이 감소할 것을 고려해 충전 위치를 미리 계획하고 안전운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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