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 공룡' 서버용 D램 구매↑…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날개달까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글로벌 거대 IT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서버용 D램 수요 반등 전망에 힘이 실린다. 서버용 D램 가격 상승이 이끄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 조짐이 감지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5일 디램익스체인지는 올해 연간 기준 서버용 D램 가격이 전년비 35~40%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부터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거대 IT 기업들의 서버용 D램 재고 수준이 감소하면서 이들이 다시 재고 축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I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370억달러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투자를 미뤄왔던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3대 클라우드 기업들이 언택트 수요를 확인하며 3분기부터 데이터센터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린 탓이다.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 이들 빅3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에 달한다.


글로벌 거대 IT 기업들의 데이터 센터 투자(단위:개)/자료=시너지리서치그룹

글로벌 거대 IT 기업들의 데이터 센터 투자(단위:개)/자료=시너지리서치그룹

원본보기 아이콘


클라우드 사업자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곧 서버용 D램 수요 증가를 의미한다. 자사 또는 타사에 서버를 빌려주는 클라우드 사업을 위해선 중앙처리장치(CPU), 서버용 D램 등 핵심 반도체 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수요 증가는 기업의 재고 수준에 따라 서버용 D램 가격에도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실제로 올해 1월 서버용 D램(DDR4 32GB) 고정가격은 115달러로 7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올해 서버용 D램 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및 서버용 수요 증가로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올해 상반기 내 업황 회복을 기대했으며, SK하이닉스도 올해 10% 후반~20% 수준의 D램 수요 성장을 예상하며 그 이유로 글로벌 기업의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꼽았다.

게다가 지난해 4분기 빅테크 기업들이 역대급 매출을 달성하면서 올해도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46억달러로 전년비 23% 증가했으며,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저(Azure)'의 매출이 50% 급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맡고 있는 AWS도 지난 4분기 127억달러의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을 달성했다. AWS는 2022년까지 인도, 호주, 스위스 등 핵심 요충지에 추가적인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을 단행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유튜브 등 주요 콘텐츠 서비스 이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구글도 클라우드 사업 안착 궤도에 올랐다. 지난 4분기 구글의 매출액은 569억달러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그중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38억달러로 전년비 46% 가량 늘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구글은 최근 유튜브 등 서비스 상태가 원활하지 못함에 따라 1월부터 서버 발주를 확대하고 있다"며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데이터센터 투자를 지연했던 구글과 알리바바 등의 최근 클라우드 매출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올해는 투자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