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압박에 엇갈린 2금융권 배당…보험사 ↓ 카드사 ↑(종합)

직접적 압박받는 보험사는 배당 성향 낮춰
반면 당국 권고 피한 카드사는 배당확대
현대카드 2년째 배당금 늘려…KB국민카드 배당금 2배로

금융감독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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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기하영 기자]금융당국의 '배당 자제령'이 2금융권까지 확대되면서 보험업계와 카드업계의 희비도 갈리고 있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직접적 압박을 받는 만큼 배당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면 지주 계열 카드사가 아닌 제한을 받지 않은 일부 카드사들은 역대급 배당 잔치를 계획하는 등 대조를 이룬다.


5일 금융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최근 '금융산업국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코로나 위기와 자본의 건전성은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보험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는 측면이 있으니 최고경영자(CEO)나 주주들이 잘 판단해 적정한 (배당) 수준을 결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도 보험사 임원들에게 "배당 성향을 최근 3년 평균 수준으로 유지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이미 현금 배당을 결의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올해 배당 성향을 낮췄다. 삼성생명은 현금 배당은 주당 2500원씩 총 4494억원, 배당 성향은 35.5%로 결정했다. 이는 주당 2650원(총 4759억원), 배당 성향 36.5%이었던 1년 전보다 각각 150원, 1%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삼성화재도 49.5%(주당 8800원)로 1년 전 56.2%(8800원)보다 배당을 축소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순이익이 1년 전보다 313.7% 급증한 2427억원을 기록, 올해 배당 성향을 확대할 예정이었으나 금융당국의 압박에 난감에 처지에 놓였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배당 성향은 22.4%로 2018년(18.1%)보다 4.3%포인트 확대했었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를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권고는 사실상 강제 지침이나 마찬가지"라며 "예전 수준으로 배당을 결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도 "지난해 코로나19로 손해율 등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개선됐지만 배당은 늘리지 않기로 했다"며 "금융지주들도 배당을 축소하는 판에 보험사에서 배짱을 부릴 수를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금융지주 계열사 아닌 카드사들은 배당 잔치

반면 카드사들은 오히려 배당을 늘리는 모습이다. KB국민카드는 주당 2174원씩 총 2000억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1년 전 주당 배당금 1087원, 배당총액 100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배당 성향은 61.6%로 1년 전(31.6%)보다 30%포인트 뛰었다. 다만 이는 기저효과로 그동안 60% 수준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카드도 2년 연속 배당을 확대한다. 현대카드의 결산 배당금은 주당 914원씩 총 1467억원이다. 최종 현금 배당 성향은 지난해와 유사한 60%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카드도 주당 배당금을 1년 전보다 200원 상향한 1800원으로 정했다. 배당총액은 1921억원으로 12.5% 상승했다. 다만 현금배당 성향은 48.2%로 전년(49.6%)보다 1.4%포인트 낮아졌다.


신한카드 역시 주당 3145원씩, 총 3943억원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 성향은 지난해와 비슷한 65% 수준으로 예상된다.


카드사 관계자 "순이익이 늘어나면서 배당금을 높여도 배당 성향은 비슷하거나 떨어질 것"이라며 "은행계 카드사는 지주사 100% 자회사로 배당 자원으로 신성장동력 발굴 등 배당의 긍정적 효과가 있는 만큼 자본 적정성, 레버리지 규제 비율 등 영향이 없는 수준에서 배당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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