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냉장닭 수송트럭에 코로나 백신 운송..."수송차량 고장 때문"

러 스푸트니크V 백신 운송 도중 수송차량 고장
개도국 콜드체인 현실 보여줘...화이자 수송 어려울듯

1일(현지시간) 볼리비아에서 코로나19 백신 운송차량의 고장으로 대신 백신운반을 맡았던 닭고기 냉장트럭의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볼리비아에서 코로나19 백신 운송차량의 고장으로 대신 백신운반을 맡았던 닭고기 냉장트럭의 모습.[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볼리비아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운송하던 수송차량의 고장으로 닭고기 냉장트럭에 백신이 운반되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국제적인 화제가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의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 현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지적과 함께 화이자와 모더나 등 초저온 콜드체인 유지가 필수인 백신의 보급이 개도국에서 매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전날 볼리비아 중부 트리니다드에선 항공편으로 도착한 백신이 닭고기를 운반하는 냉장차량에 옮겨져 수송됐으며, 해당 사진이 SNS를 타고 순식간에 퍼지자 볼리비아 국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볼리비아 정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지역 보건당국이 준비했던 백신 수송차량에 문제가 생겨 긴급히 냉장차량을 가진 업체들을 수소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을 싣기 전에 차량 소독을 마치고 생물보안 규정도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닭고기 냉장트럭에 실렸던 백신은 러시아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 백신으로 알려졌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영상 2~8도 사이 일반 냉장차량으로 운반이 가능해 이같은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볼리비아는 앞서 지난달 29일 러시아로부터 스푸트니크V 백신 초도물량 2만회분을 받았으며 의료진을 중심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볼리비아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소홀한 대처를 비판하는 글이 쏟아졌다. 아르투로 무리요 전 내무장관은 트위터에 "검증되지 않은 러시아 백신을 운반해 준 닭고기 업체에 고마움을 전한다"며 정부의 철저한 대비 부족을 비꼬았다. 일각에서는 콜드체인이 깨지지 않은 이상 어떤 차량이 동원되는지 크게 중요치 않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개도국의 열악한 냉장운송 체계의 현실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영하 70도의 초저온 유통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과 영하 20도 콜드체인을 유지해야하는 모더나 백신 등의 운송에 어려움이 클 것이란 우려는 커지고 있다. 볼리비아는 이달 중 화이자 백신 9만2430회분을 받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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