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룡' 흔들어 놓은 국내 e커머스 시장…올해 지각변동 예고

이베이, 한국 사업 매각 시사
전체 매출 11% 비중에도 과열경쟁·영업이익률 급감
외형 탄탄해 인수 기업은 시장 우위 선점

아마존, 11번가와 협업…쿠팡, 美 나스닥 역진출 모색
국내 e커머스 시장 지각변동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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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아마존과 이베이, '미국 e커머스 공룡'들의 글로벌 사업 재정비 움직임에 발맞춰 국내 e커머스시장이 지각 변동을 앞두고 있다. 미국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의사를 공식화했고 아마존은 연내 11번가와 손잡고 국내시장에 등판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부상한 e커머스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美 이베이, 韓 사업 매각 가능성 시사

미국 이베이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한국 사업에 대한 광범위한 전략적 대안을 평가, 검토, 타진하는 절차를 시작했다"며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사업의 미래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옥션·G9 등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오픈마켓 업체다. 이베이코리아의 2019년 거래액은 업계 추산 19조원으로 같은 해 온라인쇼핑 거래액 135조원의 14%에 달한다. 2019년 이베이코리아 매출은 1조954억원으로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615억원으로 국내 온라인쇼핑몰 업계에서 유일하게 15년 연속 흑자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성장세에 물음표가 찍힌 상태다. 기존 업체부터 국내 유통 대기업, ICT 업체까지 참전한 국내 e커머스시장이 출혈 경쟁을 벌이면서 2010년 20%에 달했던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5.7%로 급감했다. 상품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중간 수수료를 받는 통신판매업의 한계에 대한 우려도 꾸준하다. 최근 e커머스시장은 차별화된 상품과 빠른 배송 등을 위해 직매입 비중을 늘리고 있다.


업계에선 이베이코리아가 이베이 전체 연 매출의 약 11%를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매각 검토를 공식화한 데는 이 같은 배경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시기상 적기라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e커머스 사업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때 몸값을 높여 매각하려는 계산이란 것이다. 일각에선 전날 이베이코리아 신임 사장으로 이베이재팬을 이끌던 전항일 사장이 선임된 것도 올해 매각 작업 본격화를 염두에 둔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은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을 크게 흔들어 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역시 이 같은 경쟁 심화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곳은 시장을 움직일 만한 규모 우위에 설 수 있게 된다. 다만 높은 몸값과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으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베이는 매각가를 5조원 이상으로 제시, 국내외 기업과 사모펀드(PEF) 등을 상대로 매수 의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현재 알려진 몸값으론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판이 구체화되면 조건을 보고 참여 여부가 갈릴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11번가 손잡은 아마존

미국 e커머스 공룡 아마존 역시 지난해 국내 11번가와 손을 잡고 올해 협업 본격화를 예고했다. 해외 직구 대신 11번가를 통해 아마존 거래가 가능해지면 이 역시 국내 e커머스시장 판도를 흔들 것으로 보인다. 이상호 11번가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올해 아마존과의 협력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 국내 고객들이 11번가에서 아마존의 상품을 구매하는 독보적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한편 쿠팡은 역으로 국내에서 미국 증시로의 진출을 꾀하며 시장을 흔들 채비를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쿠팡의 기업 가치를 약 300억달러(약 32조9550원) 이상으로 추산하면서 올 2분기 나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면 고질적인 적자 문제를 만회, 국내 e커머스시장에서의 공격적 행보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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