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한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마스크 쓰레기와 예년보다 폭증한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전세계 해양 오염의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홍콩 프리프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일회용 마스크 15억6000만 개가 올 한해 전 세계 바다로 밀려 들어갔다.
홍콩에 본사를 둔 해양환경 단체인 오션스아시아는 '해변의 마스크: 코로나19가 해양 플라스틱 오염에 미친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며, 폐마스크 탓에 4680~6250t의 해양 플라스틱 오염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진 일회용 마스크는 분해되는 데 450년이 걸리며 그 과정에서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해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폐마스크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체 플라스틱 소비가 폭증했다. 보고서의 주 저자인 틸레 펠프스 본다로프 박사는 "2020년에 바다로 들어갈 15억6000만 개의 마스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라며 "마스크 쓰레기는 4,680~6,240t으로 예상되지만, 매년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800만~1,200만t에 이른다"라고 했다.
오션스아시아 이사인 개리 스톡스는 "플라스틱 오염으로 약 10만 마리의 해양 동물이 죽고 있다"라며 "해양 오염으로 인해 드는 경제적 비용도 연간 130억 달러(14조 원)의 들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1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만 북쪽 해안을 따라 난 해변 습지에선 파란색의 수술용 마스크가 엉켜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지난여름 환경과학과 기술 학회(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매월 전 세계적으로 1290억 개의 마스크와 650억 개의 플라스틱 성분의 장갑이 사용되고 있으며 상당수가 해양 쓰레기로 떠밀려가고 있다.
캘리포니아 해안위원회(California Coastal Commission)가 지난 9월에 주최한 '해변 청소의 날'에서는 약 7만 파운드(약 10t)의 쓰레기가 수거됐는데, 이들 중 75%는 마스크·빨대·물병·테이크아웃 용기 등 일회용 플라스틱 용품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샌프란시스코 주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했고, 버클리 주에서는 테이크아웃 음식에 제공되는 플라스틱 식기나 비닐 팩 사용을 제한했다.
오션스아시아 보고서는 되도록 재사용이 가능한 마스크를 쓰고, 폐기도 책임감 있게 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또 각국 정부에도 국민이 마스크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못하도록 벌금을 인상하고, 책임감 있게 폐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일회용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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