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노동개악 저지! 전태일 3법 쟁취! 국회 농성돌입 기자회견'에서 김재하 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들이 결의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14일 노동·시민단체 등의 주도로 전국에서 10만 명 규모의 민중대회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야당에서 정부의 대응 수위에 대해 비판했다. 지난달 보수단체 주도 서울 광화문 집회 당시와는 달리 정부가 강경한 조처를 취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1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4일 전국 곳곳에서 노동자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공지에서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이번 주말 전국 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며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핑계로 정부발 노동개악의 파고가 높아지는 상황에 맞서 이를 저지하고, 10만 조합원과 국민이 발의한 '전태일 3법' 쟁취 결의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번 노동자 대회는 경기와 인천 세종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특정한 장소에 너무 많은 인원이 몰리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앞서 서울시와 경찰 당국 등은 12일 집회 주최 측이 현행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기로 한 만큼 별도의 금지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개천절인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도로에 돌발적인 집회·시위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경찰 버스가 줄지어 서있다. /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야당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일 보수단체 주도로 진행됐던 정부 규탄 집회 당시 10인 이상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경찰버스 300여대를 동원해 광화문 광장을 봉쇄했던 것과 비교하면 미약한 조치라는 주장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며 개천절 집회 원천봉쇄한 문재인 정부가 내일 서울 전역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집회는 전부 허용하겠다고 한다"며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집회 허가가 이렇게 오락가락한다면 어떤 국민이 정부의 방역대책을 믿고 따르겠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개천절 반정부 시위대는 코로나 '보균자'들이고, 11.14 민중대회 시위대는 코로나 '무균자'들인가 보다"라고 비꼬아 지적했다.
이어 "국민을 둘로 나누는 분열과 적대 정치, 우리 편은 챙기고 남의 편은 찍어내는 차별과 배제의 정치"라며 "문재인 정권도 결국 몰락하게 될 이유"라고 꼬집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 사진=연합뉴스
논란이 커진 가운데, 정부는 '주최 측의 적극 협조 의향에 따라 집회를 허용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500인 이상의 단체 행사는 반드시 지역자치단체와 협의하도록 돼 있다"며 "어제 민노총과 중수본 생활방역 쪽이 유선으로 협의하고,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우려 사항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 기본 방역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노총에서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으며 방역당국에서도 마스크 착용, 참석자 간 거리 두기, 명단 관리, 노래 금지 등 방역수칙 준수에 대해 공문을 보냈다"고 했다.
다만 집회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했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총괄반장은 "현재 방역수칙을 위반했을 경우 참석자들에 대해서는 개인당 10만원 과태료, 집회 운영자 측에는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며 "방역수칙을 잘 지키지 않아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거기에 따른 법률적 조치가 같이 병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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