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대한항공이 지난 3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다. 다만 이 역시 대규모 여객기 중단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인 만큼, 업계 전반의 코로나19 수렁은 더 깊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조5508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을 잠정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 영업이익은 94% 감소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유례없는 여객수요 위축 속에서도 2개 분기 연속 흑자에 성공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증권가의 컨센서스(약 400억원)을 밑돌았다. 이는 항공업계에 단비 역할을 했던 항공화물 운임이 조정기를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에 따르면 지난 4~6월 ㎏ 당1만3733원에 달했던 로스앤젤레스(LA) 공항의 화물운임은 지난 9월엔 다시 6600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4분기는 항공화물 분야의 계절적 성수기로 최근들어 운임이 다시 오르고 있는데다, 최근 해운시장의 공급부족으로 고부가가치 화물이 늘 기미를 보이고 있어 향후 분위기는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이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다는 것은 역(逆)으로 다른 항공사의 실적전망이 어둡다는 점을 의미한다. 예컨대 LCC의 경우 화물사업을 소규모로 시작하는 단계에서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LCC 한 관계자는 "최근 LCC들이 화물사업에 뛰어들곤 있으나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엔 역부족"이라면서 "제한적으로 열린 국제선 노선은 높은 탑승률을 기록하면서 수익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적자를 만회할 규모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국적항공사들은 보릿고개를 넘기위한 자금마련에 한창이다. 대한항공·제주항공에 이어 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도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고, 다수 항공사들은 정부와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등 금융지원을 승인 받았거나 논의 중이다.
업계 안팎에선 코로나19 종식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고, 정부가 무기한 지원을 할 수 없는 만큼 조만간 구조개편 시도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당장 금융권을 중심으로도 내년부터 본격적 구조조정에 돌입할 아시아나항공을 둔 빅 딜(Big deal)설 등이 무성한 상태다.
황용식 세종대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여전해 실제 구조개편 까진 2~3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면서도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일본항공(JAL)을 회생시킨 일본의 사례, 금융위기 후 대형항공사간 인수합병(M&A)이 광폭으로 이뤄진 미국의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