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웨어러블 로봇' 시범운영

현대·기아자동차의 로보틱스팀이 개발한 착용로봇 '벡스'(왼쪽)와 '첵스'.

현대·기아자동차의 로보틱스팀이 개발한 착용로봇 '벡스'(왼쪽)와 '첵스'.


화성공장부터 운영 시작…노사, 추후 전면 도입 등 논의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기아자동차가 생산 현장에서 '웨어러블 로봇(입는 형태의 로봇)'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근로자들의 작업 환경과 부상 위험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기아차 노사는 이번 시범운영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년 초 웨어러블 로봇 확대 적용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2일 기아차와 노동조합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달 27일 화성공장을 시작으로 웨어러블 로봇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화성공장에서는 오는 13일까지, 광주공장은 9~20일, 소하리공장은 23일부터 12월4일까지 시범운영을 실시한다.

웨어러블 로봇은 사용자의 근력을 보조하는 기구로 옷처럼 입을 수 있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사용된 로봇은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9월 개발을 완료한 '첵스(CEX)'와 '벡스(VEX)'다. 첵스는 의자형 착용 로봇으로 1.6㎏의 무게지만 150㎏의 하중을 버틸 수 있다. 첵스를 착용하면 허리와 무릎의 부담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벡스는 윗보기 작업용 착용 로봇으로 무거운 공구를 어깨 위로 들고 작업하는 근로자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최대 60㎏가량의 힘이 더해지기 때문에 목과 어깨에 가해지는 부담을 42%까지 줄여준다. 보통 성인의 경우 3㎏의 공구를 들었을 때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다. 두 로봇 모두 별도의 전기 공급이 필요 없는 페시브 방식으로, 지난해 미국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과 조지아 기아차 공장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기아차 노사는 이번 시범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전면 도입 등 구체적 운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웨어러블 로봇의 운영으로 근로자들의 근골격계 부상을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범운영 기간 수집된 데이터와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취합해 내년 초 사측과 전면 도입 등과 관련한 논의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시범운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가 도입을 결정하면 우리나라 생산공정에서 웨어러블 로봇을 활용하는 첫 사례가 된다. 또 벡스와 첵스는 페시브 방식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고 가격이 낮아 활용 가능성이 크다.


곽관웅 세종대학교 기계항공우주공학부 교수는 "웨어러블 로봇은 모터를 사용하는 전동형과 스프링 등을 활용하는 페시브 방식으로 나뉜다"며 "전동형의 경우 모터 등의 오작동으로 착용자가 원치 않는 부상을 입을 수 있지만, 페시브 방식은 안전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페시브 방식은 전동형처럼 모터나 배터리 등이 들어가지 않아 가격이 싸기 때문에 산업계에 활용할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며 "우리의 예상보다 빨리 웨어러블 로봇이 산업계 전반에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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