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 핵심 당사자들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왼쪽)와 한동훈 검사장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기자와 현직 검사장이 공모해 여권 인사 비리를 캐내려 했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당사자들이 처음으로 법정에서 대면했다.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A기자 재판에 협박 피해자로 지목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6일 오전 열린 이 사건 속행공판에서는 이 전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이 전 대표는 이 전 기자로부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혐의를 제보하라"는 협박을 당했다면서 피해자임을 자처한 인물이다. 신라젠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돼 수감 중인 그는 지난달 공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돼 이날 증인석에 섰다.
검찰은 이 전 대표를 상대로 이 전 기자로부터 취재 관련 얘기를 전해 듣고 실제 얼마나 공포심을 느꼈는지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신문 초반부터 이 전 기자가 보낸 편지에서 가족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언급할 당시 심정을 물었다. 이 전 대표는 "처음 편지에선 일(신라젠 사건 수사)이 이상하게 진행된다 생각했지만 가족이 언급된 두 번째 편지부터 심각해졌다"며 "실제로 위화감을 느꼈고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이 전 대표는 편지 내용 중 유 이사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신라젠 주식을 얼마나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 남부지검의 수사 상황 등이 언급된 것을 보고 심각성을 깨달았다고도 했다. 또 자신의 비서였던 임모씨가 중요 인물이 아닌데도 검찰 조사대상에 올라있었다는 부분에서 "검사가 관련된 게 확실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에 대한 신문은 이날 오후까지 이어진다. 오후엔 이 전 기자 측에서 반대신문을 진행한다. 변호인은 이 전 기자가 해악이 아닌 이익을 고지했으며 발언이 여러 사람을 거쳐 와전돼 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강요미수 혐의에서 말하는 협박이 인정되려면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
이 전 대표에 신문이 끝나면 그의 대리인이자 '제보자X'로 알려진 지모씨도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지씨는 이 전 대표의 대리인으로서 검언유착 의혹을 MBC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이날 오전까지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아 법정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지씨는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검사에 대한 증인신청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증인출석에 거부감을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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