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하 코로나19 환자, 10명중 8명은 치료 안받고도 완치

생활치료센터 입소 2431명중 전원환자 326명 불과
"고령·기저질환자 중심으로 병상 효율적으로 써야"

생활치료센터 입소환자의 연령대별 전원율<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 제공>

생활치료센터 입소환자의 연령대별 전원율<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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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젊은 환자 대부분은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고도 완쾌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대응상황실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환자 50대 이하 환자 2413명 가운데 증상이 악화돼 치료받기 위해 외부 의료기관으로 전원되는 이는 326명(13.4%)으로 파악됐다. 86.6%에 해당하는 나머지 2105명은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받다 완치해 격리해제ㆍ퇴원했다.

생활치료센터는 확진 당시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환자를 위한 시설로, 이 곳에선 따로 치료를 하지 않고 증상여부나 정도만 살핀다. 입소해 격리돼 있는 상태에서 증상이 심해지면 의료기관으로 옮겨 치료를 받는다. 코로나19가 기저질환이 없거나 젊은 환자에 대해선 고도의 치료가 필요없는 질환이라는 것을 그간 다양한 환자를 치료하면서 알게 됐고, 방역당국은 병상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이 같은 치료체계를 세워 운용해왔다.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30대 이하 환자만 보면 전원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10살 미만 환자의 경우 전원율이 7%, 10대 환자는 5% 수준이었다. 20대 환자는 6%, 30대 환자는 8% 정도다. 다만 60대 환자는 39%, 70대는 55%에 달하는 등 연령대에 따라 전원율 격차가 컸다.


지난 6월 서울 중구 서울유스호스텔에 마련된 코로나19 확진자 중 경증 및 무증상 환자 관리를 위한 '서울시 남산생활치료센터'에서 센터 관계자들이 입소자들이 사용할 긴급구호물품을 준비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난 6월 서울 중구 서울유스호스텔에 마련된 코로나19 확진자 중 경증 및 무증상 환자 관리를 위한 '서울시 남산생활치료센터'에서 센터 관계자들이 입소자들이 사용할 긴급구호물품을 준비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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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이후 수도권 중심 유행, 고령환자 비중↑
젊은 무증상·경증환자, 불안해말고 병상 효율적으로 써야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중증화ㆍ사망으로 이를 수 있는 고령자의 감염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무증상ㆍ경증의 저연령층 환자의 지나친 불안과 입원요구, 이로 인한 병상자원의 비효율적 운용을 막아야 의료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건 사망 등 인명피해를 낮추기 위해 방역당국이 가장 고심하는 부분이다. 과거 2~3월 대구ㆍ경북 일대를 중심으로 유행이 번졌을 당시 미리 치료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짧은 시일 내 다수 환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인명피해가 컸다. 확진 후에도 병상이 부족해 입원하지 못해 집에서 숨진 환자도 있었다.


특히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2차 유행의 경우 과거 다른 유행에 견줘 고령환자가 많아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방역당국은 내다봤다. 코로나19 상황실이 각 시기ㆍ연령별로 치명률을 비교한 수치를 보면, 앞서 1~5월에는 70대 이하 코로나19 환자의 치명률이 8월 환자보다 높은 반면 80대 이상의 경우 최근 유행국면의 치명률이 19.4%로 1~5월(14.0%) 때보다 높아졌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고령 신규 환자가 갑자기 늘면 5~7일 내 중환자수 급증으로 이어지고 연이어 중환자 병상부족과 전원 조정의 어려움이 뒤따른다"며 "적정한 중환자 치료가 이뤄지지 못해 예방가능한 사망을 놓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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