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중앙보훈병원 간호사들이 당직실에서 집단으로 격리돼 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아시아경제 김봉주 인턴기자]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간호사 15명을 7평 남짓한 방에 단체로 격리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5일부터 이 병원에 입원했던 신 씨(84)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병원이 접촉자로 의심되는 환자와 보호자, 직원 등 243명을 전수 검사했고 환자 2명과 간병인 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병원은 환자가 머물렀던 병동을 코호트 격리하고 이동 제한 조치했다. 코호트 격리는 감염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이나 병동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로 환자와 의료진을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전원 격리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때 병원 측이 신씨를 접촉한 간호사들을 격리하면서 발생했다. 병원은 간호사 15명을 23㎡(7평)짜리 당직실에 다 함께 격리하게 했다.
질병관리본부 자가격리대상자 생활수칙에 따르면, 자가격리대상자는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활해야 한다. 그러나 간호사들은 27일 오후 6시30분부터 하루를 그 공간에서 같이 생활해야 했다.
간호사들이 접촉자를 밀집된 공간에 몰아넣는 건 방역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결정이라며 반발했지만 병원 측은 그저 "기다리라"고 답했다. 간호사 보호자가 병원을 찾아 항의한 뒤에야 병원은 8층 공간 절반을 간호사가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또한 2~3인이 1실을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간호사들은 생필품을 받지 못한 채 병원에서 격리 생활을 했다고 전해졌다.
결국 지난달 2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해당 병원의 당직실에서 15명의 간호사가 빽빽이 누워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또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병원 측이 코호트 격리된 환자를 돌볼 인력이 부족하니 환자를 돌보라고 일을 시켰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후 지난 4일 간호사들 가운데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에야 다른 간호사들은 자택이나 병원 기숙사 1인실에 격리할 수 있게 됐다. 한 간호사는 "간호사 중 확진자가 나온 걸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는 압박이 있었다", "SNS에 사진이 퍼져 제보자를 색출하려는 시도도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보훈병원 측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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