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연합 한진칼 워런트 공개매수 성공…격화되는 지분경쟁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열린 '한진칼 제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취재진들이 주총장 건물 내부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본관에서 열린 '한진칼 제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취재진들이 주총장 건물 내부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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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일명 3자연합)이 한진칼 신주인수권증권(warrant) 공개매수에 성공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한층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3자연합이 지난달 23일부터 전날까지 진행한 한진칼 워런트 공개매수엔 투자자들이 284만주를 매도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워런트는 정해진 가격에 발행회사의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증권으로, 3자연합이 사들이겠다고 밝힌 물량은 120만주(그레이스홀딩스 80만주, 반도개발 40만주)다. 이는 미행사 워런트(363만6363주)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번 공개매수 성공으로 3자연합은 한진칼 워런트 보유물량을 44만6235주에서 164만6235주로 늘리게 됐다. 이 워런트를 행사할 시 3자연합은 주당 8만2500원에 한진칼 지분 1.48%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3자연합은 이번 워런트 확보에 따라 현재 지분율 45.23%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조 회장은 아직까진 이렇다 할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조 회장은 앞서 지난달 23일 NH농협은행으로부터 한진칼 주식 70만주를 담보로 약 200억원의 담보대출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별도의 워런트 공개매수 등에 나서진 않았다. 조 회장은 일가족과 우호지분(델타항공 등)을 합쳐 현재 한진칼 지분 41.3%를 보유하고 있지만, BW 발행에 따라 지분이 희석될 경우 약 38.7% 수준까지 지분율이 하락할 수 있다. 이 경우 양 측의 지분율 격차는 기존 4%포인트 내외에서 6%포인트 가량으로 확대된다. 경영권 분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되는 셈이다.


일각에선 조 회장이 지분율 수성을 위해 향후 '제2의 백기사'를 구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3자연합이 최근 대한항공의 기내식ㆍ기내판매사업부 매각(사모펀드 한앤컴퍼니 대상)과 관련 "알짜 사업부에 대한 인수 우선권 제공을 통해 현 경영진 측 우호지분을 확보하고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진상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반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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