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비리' 휘문고,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된다

명예이사장 등 공금 횡령
학교법인 카드 사용도
회계 부정으로 지정 취소 첫 사례
서울에 남은 자사고 20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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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휘문고등학교가 자율형사립고에서 일반고등학교로 전환된다.


서울시교육청은 9일 회계 부정 사실이 밝혀진 휘문고에 대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등에 따라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 3에 따르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회계를 집행한 경우 교육감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시교육청은 앞서 지난 1일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회'를 열어 휘문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여부를 심의한 결과 "명예이사장, 이사장과 법인사무국장(휘문고 행정실장 겸임) 등의 배임과 횡령, 횡령 방조 행위는 자사고의 자율권에 따르는 사회적 책무성과 공정성에 반하는 행위"라고 결론을 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법인 휘문의숙 제8대 명예이사장은 법인사무국장 등과 공모해 A 교회로부터 학교 발전 명목의 기탁금을 받는 방법으로 총 38억2500만원에 달하는 공금을 횡령했다. 명예이사장의 아들인 당시 이사장도 이러한 행위를 방조한 의혹이 확인됐다. 명예이사장은 학교법인 카드의 사용 권한이 없는데도 이를 소지해 5년간 2억3900여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카드 대금 중 일부는 학교 회계에서 지출하기도 했다. 시교육청은 명예이사장, 이사장, 법인사무국장 등 4명을 경찰 고발했으며 명예이사장은 1심 선고 전 사망해 공소가 기각됐고, 이사장과 법인사무국장은 4월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4년 실형이 확정됐다.


회계 부정으로 자사고 지정 취소를 받은 경우는 전국에서 휘문고가 처음이다. 자사고 지정 취소는 청문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교육부 동의를 받으면 완료된다. 절차를 거치면 휘문고는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되며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당초 계획된 자사고 교육 과정을 받는다. 휘문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서울에 남은 자사고는 20곳이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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