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 0.3%↓…8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종합)

통계청, 5월 소비자물자동향

코로나19 여파에 유가하락·고교납입금 감소 더해져

"재난지원금 본격효과는 6월부터"

덴탈마스크 가격 급등에…통계청 "가격조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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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이광호·주상돈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외식 수요가 줄고, 앞선 국제 유가가 폭락이 물가를 끌어내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04.71(2015=100)로 전년 동기 대비 0.3% 하락했다. 전월 대비로는 0.2% 하락했다.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0.4%) 이후 처음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이 급락했고, 교육분야 정책 지원으로 공공서비스 가격이 하락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전체 460개 품목 중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작성돼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7% 하락했다. 지난해 9월(-0.9%)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축산물의 비중이 큰데 코로나19 영향에 축산물에 대한 '집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0.5% 상승했다. 지난 7월(1.0%) 이후 10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1% 올랐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물가 영향은 6월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전망됐다. 안 심의관은 "축산물 가격을 총 3번 조사하는데 이때 마다 계속 올랐다. 지금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집소비 증가 때문으로 판단했었데 (5월엔) 일부 재난지원금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가 4월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전국적으로는 5월이기 때문에 이 효과는 6월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안 심의관은 "디플레이션의 사전적 의미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수요 부족에 따라 물가가 낮아지고 이게 일정 기간 지속될 때"라며 "하지만 이번에는 석유류 가격하락 등 물가 하락요인이 수요가 아닌 공급에 있고, 5월 한 달 밖에 안 됐기 때문에 이를 디플레이션으로 판단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통계청은 최근 초등학교 등교 개학 영향에 급등한 덴탈마스크 가격에 대한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안 심의관은 "덴탈마스크는 통계청이 아직 가격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마스크 전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덴탈마스크 가격조사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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