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배우상에 오정세·염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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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세와 염혜란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받았다.


두 배우는 1일 CGV 전주고사에서 열린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각각 ‘파견;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와 ‘빛과 철’로 배우상을 수상했다. 오정세는 이태겸 감독의 ‘파견;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에서 노골적인 퇴사 압력을 받으며 하청 업체에 파견된 정은(유다인)에게 일을 가르치는 노동자를 연기했다. 인간적 유대를 맺으며 정은이 여성이자 하청 노동자로서 정체성을 찾도록 돕는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염혜란은 배종대 감독의 ‘빛과 철’에서 교통사고 피해자의 아내 영남을 그렸다. 교통사고 가해자의 아내 희주(김시은)와 같은 공장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를 증오하는 배역이다. 사고의 진실에 다가가며 고통과 불행의 근원이 상대에게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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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쟁 대상은 가오 밍(중국) 감독의 ‘습한 계절’에 돌아갔다. 중국 남부도시 선전에 사는 젊은 네 남녀가 대기를 가득 메운 습기처럼 불통하며 얽히고설키는 관계를 다룬 드라마다. 심사진은 “중국 젊은 세대가 처한 문제의식을 화면에 담아내려는 시도가 돋보인다”며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인간의 고통, 전통적인 가족의 해체 속에서 자라난 젊은이들의 방황 등을 새로운 관점과 혁신적인 방식으로 풀었다”고 했다. 가오 밍 감독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세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지금, 영화라는 밝은 빛이 우리 삶에 온기와 힘을 주고 있다”며 “머지않아 스크린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영화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상영회로 진행되고 있다.


국제경쟁 작품상은 클리리사 나바스 감독(아르헨티나)의 ‘천 명 중의 단 한 사람’, 심사위원특별상은 루이스 로페스 카라스코(스페인) 감독의 ‘그해 우리가 발견한 것’이 각각 받았다. 마리암 투자니(모로코) 감독이 연출한 ‘아담’에서 주연한 루브나 아자발과 니스린 에라디는 심사위원 특별언급에 호명됐다.

한국경쟁 대상은 김미조 감독의 ‘갈매기’와 신동민 감독의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가 공동 수상했다. ‘갈매기’는 시장에서 장사하던 중년여성 오복(정애화)이 동료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존엄을 되찾기 위해 외롭게 싸우는 모습을 비춘다.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아들의 시선에서 이혼한 엄마의 일상을 관찰하며 가족의 의미를 성찰하는 작품이다. 신동민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전해진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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