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 88% "내년 최저임금 동결 또는 인하해야"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국내 주요 600개 중소기업의 88%가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야한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5월 6일부터 13일까지 국내 6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고용애로 실태 및 최저임금 의견 조사' 결과 88.1%의 기업들이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야한다고 답했다고 1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80.8%가 동결, 7.3%는 인하해야한다고 답했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실시한 조사 결과 중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최근 2년간 30%에 가까운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작년보다도 높은 응답률이다.


또한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인상될 경우 대응 방법에 대해서는 44%가 신규 채용 축소, 14.8%는 감원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즉 절반 이상(58.8%)의 중소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고용 축소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이같은 응답은 최근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설문조사 참여 기업의 76.7%는 전년대비 현재 경영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으며, 65.7%는 2분기에도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인력 감원 예상 시기(600개 중소기업 대상, 단위: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인력 감원 예상 시기(600개 중소기업 대상, 단위: %)/자료=한국경영자총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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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감원이 불가피한 시기에 대해서는 33%의 기업이 6개월 이내에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답했으며, 45%는 9개월 이내라고 말했다.


또한 56.5%의 절반이 넘는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지금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경영·고용상황 회복에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부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그 여파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경제 상황과 일자리 유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될 정도로 우리 경제와 고용수준이 매우 엄중한 상황인 만큼, 노사정이 일자리 지키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소모적 논쟁을 벌이기보다 내년 최저임금을 최소한 동결하는데 합의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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