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최근 국내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을 꼽으라면 단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선택지가 한 두 개 정도에 불과했던 시장이 이제는 완성차 브랜드마다 2개 이상의 모델을 갖춘 핵심 세그먼트가 됐다. ‘핫’해진 만큼 경쟁은 치열해졌다. 올 들어서도 신차 출시가 줄을 잇는 가운데, 데뷔 1년이 가까워지도록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 모델이 있다. 바로 기아자동차 셀토스다.
셀토스는 올해 4월까지 총 1만8009대가 팔렸다. 상대적으로 최근 출시돼 신차 효과가 강한 르노삼성자동차 XM3(1만1914대),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5552대)를 웃도는 성적이다. 심지어 아직까지도 계약 후 8주 안팎의 대기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마저 들린다. 지난 23일 시승을 통해 셀토스의 인기비결을 직접 확인해봤다. 시승한 모델은 1.6터보 가솔린 모델이다.
주차된 셀토스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덩치가 작지 않다는 것. 소형 SUV지만 외관상으론 하나 위 체급의 스포티지와 비슷한 크기로 보인다. 동급 모델 대비 차량 길이가 긴 데다, 좌우로 시원하게 뻗은 선을 적극 활용한 디자인의 영향으로 전면부가 와이드한 인상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 4375㎜, 전폭 1800㎜, 전고 1615㎜로, 차체가 커지는 최근 트렌드가 반영된 모습이다. 그 덕에 소형 SUV임에도 패밀리카로 활용도 가능하다. 셀토스의 2열은 성인 남성이 큰 불편함 없이 앉을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을 확보했다. 뒷좌석에도 열선시트와 USB 충전포트가 적용됐으며, 리클라이닝(각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은 패밀리카로서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센터페시아의 10.25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내비게이션은 물론 각종 시스템 조작도 용이하다. 전반적으로 터치식과 버튼식 조작을 적절하게 혼용하고 있어 주행 중 공조 장치 등 조작에 불편함이 없었다. BOSE 오디오 시스템으로 사운드도 준수한 편이다.
주행 성능 면에서 셀토스는 초반 토크가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가속 성능은 다소 아쉬움이 있다. 100㎞/h 이상으로 속도를 높이면 기대만큼 속도가 붙지 않는다. 고속도로에서 추월이나 차선변경이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지만 먹먹함도 조금 느껴졌다. 셀토스의 최고출력은 177마력, 최대토크는 27kgf.m다.
복합연비는 12.7㎞/ℓ다. 실제 서울에서 파주까지 시승하는 동안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구간에서는 연비가 9㎞/ℓ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고속 구간에서의 연비는 15.8㎞/ℓ까지 뛰었다.
다만 정숙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고속 주행 시 소음이 잘 차단되지 않아 조수석에 앉은 동승자와의 대화에 불편함이 느껴진다. 고르지 못한 노면을 지날 때는 제법 충격도 느껴져 ‘SUV의 한계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마다 분명 차이는 있겠지만 적어도 세단 만큼의 정숙성을 기대해선 안 된다.
셀토스의 시승 소감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크게 흠 잡을 데가 없는 차’다. 어떤 면에서 압도적인 개성을 드러내는 모델은 아니지만 모든 면에서 중간 이상은 해내는 좋은 밸런스를 갖춘 모델이다. 셀토스는 생애 첫 차를 찾는 운전자는 물론 지나치게 크지 않은 패밀리카를 고민하는 운전자까지 모두에게 무난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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