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올해 -0.2% 성장"…금리 0.25%P 추가인하 (종합)

소비·투자·수출 동반부진 심각
11년만에 마이너스 성장 예상
금리 0.5%로 하향…사실상 제로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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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또 인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크고 길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소비와 투자뿐 아니라 한국 경제의 근간인 수출까지 흔들리고 있어 경제 회복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실었다. 주요국들이 이미 제로(0) 수준의 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어 금리 인하에 따르는 부담은 덜었다.


한은은 28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마이너스(-0.2%)로 전망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은은 올해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한은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한 적은 금융 위기 이듬해인 2009년 4월(-2.4%)과 7월(-1.6%) 두 번 있었다. 이후 11년 만에 마이너스 전망치를 제시한 것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3%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0.5%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50bp 낮춘 뒤 지난달엔 동결했지만 이번에 추가로 금리를 내린 것이다. 비기축통화국의 경우 미국(현재 0%)보다는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제로 금리에 가까운 수준까지 금리를 내린 셈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내 경제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며 "소비가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지난달(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판단ㆍ수출 소폭 감소)과 비교하면 국내 경제 상황을 훨씬 심각하게 본 것이다. 또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되는 등 악화됐다"면서 "국내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1%)를 큰 폭으로 밑도는 0% 내외 수준으로 예상되며,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 농ㆍ축ㆍ수산물 가격의 상승 폭 축소 등으로 0%대 초반으로 크게 낮아졌다"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0%대 초반으로 하락했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중반으로 소폭 하락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 유가 하락 영향, 수요 측면에서의 상승 압력 약화 등으로 올해 0%대 초반,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중반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돈을 푸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자본유출이 심각한 사태에 있는 국가들만 금리를 높이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이번 금리 인하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과 맞물려 폴리시믹스(Policymixㆍ정책조합) 효과를 유도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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