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금리 시대]2금융권도 수익성 '빨간불'…0%대 예·적금 속출하나

예금은 많이 쌓아 뒀는데
대출 해 줄 곳은 없어 답답
예대율 낮아 '역마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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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8일 금융권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지난 3월17일 0.5%포인트를 일시에 내린 ‘빅컷’ 이후 올 들어 두 번째 금리 인하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저 기준금리다.

저축은행 업계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전에 수신 금리를 일부 조정했는데 추가로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줘 수신 고객을 유치했다. 그러나 현재는 대출을 내어 줄 곳이 마땅치 않아 ‘역마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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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SBI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기존 연 2.0%에서 1.9%로 내렸다. 다음 달 1일부터 비대면 입출금예금상품인 사이다뱅크 금리도 2.0%에서 1.7%로 내린다.


OK저축은행도 OK안심정기예금 등 주요 상품의 예금금리를 0.2%포인트 인하했다. 웰컴저축은행과 유진저축은행도 예금상품 금리를 각각 0.15%포인트와 0.1%포인트씩 내렸다.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 선제 조치를 한 건 지난 3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중은행에서 빠져나온 예금 수요가 저축은행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올 3월 저축은행 예수부채(수신잔액)가 8119억원 늘었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1년 새 7조3000억원 이상 예금이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예금을 쌓아뒀는데 예상만큼 대출은 나가지 않았다. 또 대출 받으러 오는 기업과 개인도 신용등급이 낮거나 기존 대출이 있는 ‘부실 우려자’여서 선뜻 대출을 해주지 못하고 거절하는 경우가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금 잔액을 급하게 늘리지 않는 속도 조절에 나서는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금은 충분히 쌓여 있는데 대출은 내주지 못하고 있어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주요 저축은행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은 90%대 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에 예대율 110%를 맞추라고 권고하고 있는데 이 보다 한참 낮은 두 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예대율이 너무 높으면 대출이 부실화 될 경우 저축은행이 위험에 빠질 우려가 있으나 너무 낮으면 수익성에 문제가 생긴다.


대출금리는 내려가는데 예금금리는 올라서 나타난 현상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한 달 새 10.18%에서 9.79%로 0.39%포인트 내렸고, 같은 기간 예금금리는 19.4%에서 2.00%로 소폭 상승했다. 예대마진이 줄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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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상호금융권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일제히 내렸다. 대출금리는 0.01~0.11%포인트 내렸고, 예금금리도 0.13~0.31%포인트씩 떨어졌다.


이들 상호금융권은 정기예탁금 등의 금리가 은행 보다 높아 예금 유치는 잘 되는 편이지만 시·군·구 지역을 기반으로 대출 영업을 해 돈 빌려줄 곳이 없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지방 군소 도시 조합은 적자로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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