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찬 KAIST 부총장 "원격의료, 한발짝도 못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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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원격의료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의료 민영화를 하는 것 아니냐고 한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이념적 대결도 하고 그런다. 그리고 뜻을 같이 하는 세력들이 부추긴다. (결국) 원격의료는 한발짝도 못나가고 있다."


채수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외부총장은 26일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클럽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바이오헬스가 우리나라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바이오헬스 산업군 중 대표적인 산업 중 하나로 꼽은 원격의료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대응하기 위해 비대면 진료·원격진료 추진을 검토하고 나섰다. 하지만 의사들 사이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채 부총장은 "원격의료는 이런 정치적 문제를 해결한 후 입법 등 제도적 해소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경기 성남시 소재 바이오산업 벤처기업인 에이프로젠을 찾아 현미경으로 쥐의 무릎관절을 살펴보고 있다. 항체신약과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을 연구·생산하는 에이프로젠은 임직원 371명, 자산총액 3742억 원인 국내 11번째, 바이오 분야에선 첫 유니콘기업이다. 홍 부총리는 전날 혁신성장 전략회의에서 ‘바이오산업 혁신 정책방향 및 핵심과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확정한 것을 계기로 이곳을 찾았다./성남=강진형 기자aymsdream@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경기 성남시 소재 바이오산업 벤처기업인 에이프로젠을 찾아 현미경으로 쥐의 무릎관절을 살펴보고 있다. 항체신약과 동등생물의약품(바이오시밀러)을 연구·생산하는 에이프로젠은 임직원 371명, 자산총액 3742억 원인 국내 11번째, 바이오 분야에선 첫 유니콘기업이다. 홍 부총리는 전날 혁신성장 전략회의에서 ‘바이오산업 혁신 정책방향 및 핵심과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확정한 것을 계기로 이곳을 찾았다./성남=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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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채 부총장은 원격의료를 비롯한 의료서비스 외에도 의료기기, 신약 개발 등 3대 바이오헬스 산업군에 대한 견해를 전했다.


신약 개발에 대해서는 "신약 하나를 만드는데 13년이라는 시간이, 2조원에 달하는 돈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여력도 없고 인재마저 없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선진국 예를 들면 유럽과 공동 연구를 통해 신약을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해볼 수 있다"라며 "KAIST는 이 부분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KAIST는 유럽연합(EU)의 신약 및 의료신기술 개발 협의체인 혁신의료구상(IMI)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IMI는 EU회원국들이 모여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데, 우리나라도 스위스처럼 회원국은 아니지만 공동 참여해 연구개발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와 관련한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 있어서 우리나라 신약 개발 속도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IMI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정부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서울 강남구 솔트룩스에서 열린 '데이터-AI 관련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 참석해 AI와 관련된 의료기기를 체험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서울 강남구 솔트룩스에서 열린 '데이터-AI 관련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 참석해 AI와 관련된 의료기기를 체험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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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 산업 중 우리나라가 가장 해볼만한 산업군으로는 의료기기 산업을 꼽았다. 그는 "의료기기는 글로벌 경쟁을 해볼만하다. 그동안 버려진 자식처럼 정부에서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신약에 비해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채 부총장은 미국 라이스대학에서 20년간 교수로 재직했으며 2004년 17대 국회에서 전국 최다득표로 당선된 바 있다. 2018년부터 KAIST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재 대외부총장 겸 바이오헬스 케어 혁신·정책센터장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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