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박스권 들어선 美국채…"2년물 금리 0.15% 내외 전망"

암묵적으로 제어 정책 펼치는 연준…"현재 수준 기준금리 당분간 유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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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미국 국채가 장기 박스권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방준비제도(Fed) 등 정부 차원에서 수익률을 제어하는 정책을 암묵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향후 2년물 금리의 경우 0.15%를 기점으로 ±10bp(1bp=0.01%) 범위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4일 KTB투자증권은 미 국채의 대내외 수급 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 국채의 '팔자 행렬'은 이례적인 수준이다. 내부적으론 연금펀드들이 미 국채 보유비중을 줄이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외국인들이 미국 국채를 매도 중이다. 미 재무부가 발표한 국제 유동성자료(TIC)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3월 한 달 동안 미국 장기물 국채를 3000억달러(약 372조15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치다. 과거 기록과 비교해도 남다른 수준이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의 제한적인 하락 룸과 달러 헤지 비용 상승 등 으로 외국인마저 미 국채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금리는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연준이 긴급 기준금리 인하와 국채매입 대출 프로그램을 시행 한 지난 3월말 이후 미국 10년물 금리는 0.60~0.70% 범위에서 극히 제한적으로 등락하고 있다. 이는 연준이 쏟아지는 물량을 소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대내외 기관이 매도한 미 국채를 연준이 받아주면서 금리를 하향 안정화시켰고, 이후 시장금리가 원하는 범위로 안정화되자 이후 연준이 국채 매입량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단기물(2년물) 금리도 제한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국 초과지급준비금리(IOER)인 0.10% 대비 5bp 높은 수준에서 등락 중이다. 때문에 연준이 암묵적이고 실질적인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시행 중이라는 판단이다. 허 연구원은 "2011~2014년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 났는데, 당시 금리는 순차적으로 레벨 다운한 시기를 제외하면 0.5%포인트(p) 범위에서 등락했다"며 "연준이 강력한 정책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방침과 자산 매입을 병행하면서 금리가 소폭 상승 압력을 받으면 국채매입 금액을 늘려 금리를 하향 안정화 시켰다"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은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내년 말까지 현재의 기준 금리 수준(0.00~0.25%)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성장의 장기간 회복을 확인하지 않고 잠시 나타난 반등 구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경기 사이클이 금세 하락으로 반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조는 실업률과 비교할 경우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과거 연준은 실업률이 고점을 기록한 후 일부만 안정돼도 곧바로 기준금리를 인상시켰다. 다만 이 과정에서 경기 회복 속도가 늦춰진다는 점을 상기하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15년12월까지 7년간 0% 기준금리(0.00%~0.25%)를 유지했다. 향후 5년간 0.00% 기준금리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이유다.


KTB투자증권은 따라서 2021년 말까지 0% 기준금리를 가정한다면 2년물 금리는 올해 동안 0.15%를 기점으로 ±10bp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10년물은 상반기 말까지 현 수준인 0.65%를 기준으로 ±10bp 범위에서 등락하고, 하반기부턴 목표 범위를 1.20%까지 높이되 상단은 막혀 있다고 내다봤다.


허 연구원은 "미 국채 10년물의 경우 발행 확대를 포함해 수급 여건이 비우호적이며, 하반기 중순부터 확인할 경제지표 개선 등 금리 상승 압력이 남아있다"며 "다만 2011년 이후 세 번의 소(小)순환 주기를 겪는 동안 연준은 경기가 저점을 다질 때 미 국채 10년물의 실질금리가 1.00%를 넘지 않도록 제어한 점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미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을 0.6%로 제시한 점을 감안하면 상단을 1.20%에서 제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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