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주택 전ㆍ월세 거래 관련 제도가 올 연말부터 대대적으로 바뀐다. 11월부터는 전ㆍ월세 계약의 연장을 거절하기 위해서는 임대ㆍ임차인 모두 계약 만료 두 달 전까지 갱신 거절을 상대방에 통보해야 한다. 등록임대주택의 등기부등본 등기도 의무화 된다.
특히 정부는 내년 말까지 전ㆍ월세 신고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인 데다 전ㆍ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보호 3법'도 관철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제도 개편 대부분이 임대인의 의무를 강화해 세입자 보호를 꾀하는 방향이어서 집주인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 임대차 만료 두 달 전에 갱신 거절 통보해야= 가장 먼저 바뀌는 규정은 임대차 갱신 거절 통보 의무기간이다. 20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11월부터 적용된다. 지금까지는 임대인은 계약만료 6~1개월 전까지, 임차인은 1개월 전까지 이를 통보해야 했지만 이 규정이 1개월에서 2개월로 바뀌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기존 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계약이 자동 연장된다. 이른바 '묵시적 계약갱신'이다. 계약 종료 한 달 전에 갱신 거절 통지가 이뤄질 경우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임대사업자가 등록한 민간임대주택은 등록임대주택이라는 사실을 등기부 등본 상 소유권 등기에 부기등기하도록 의무화했다. 등록임대주택은 임대 의무기간이 정해져 있고 임대료 5% 이상 증액이 불가능한 등 임차인에게 유리한 조건이 많지만 임차인이 해당 주택이 등록임대주택인지 확인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개정이 이뤄진 것이다. 이와 함께 임대차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은 등록임대주택을 등록 3개월 이내에 등록 말소하려면 임차인 동의를 받도록 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한 대학교 앞에 원룸, 하숙방 안내 전단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전·월세신고제도 내년말 도입= 전ㆍ월세 관련 제도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0일 발표한 '2020 주거종합계획'에서 연내에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내년 말까지 전ㆍ월세 등 임대차 신고제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토부는 최근 신고 의무화 임대료의 범위와 시행지역, 과태료 등 관련 기준을 마련하는 용역을 발주했다. 오는 9월 완수 목표다.
전ㆍ월세 거래 신고제가 도입되면 집주인과 세입자는 매매계약과 마찬가지로 계약 30일 이내에 관할 기초 지방자치단체에 거래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거래를 중개한 중개인 또는 임대인이 신고 의무가 있다. 기간 내 신고를 하지 않거나 허위로 신고할 경우 과태료 처분에 처해질 수 있다.
현재는 등록임대ㆍ공공주택사업자는 신고 의무가 있지만 이외 임대차 계약에 대해서는 실거래가 의무화돼있지 않다. 임차인이 권리 보호를 위해 확정일자를 받기 위한 목적 등으로만 거래 신고를 하고 있다. 2018년 9월 기준으로 임대차 실거래 정보가 확인된 주택은 187만가구로 전ㆍ월세 주택으로 추정되는 전국 692만가구 중 27%에 그쳤다. 나머지 73%(505만가구)는 신고 의무가 없기 때문에 현재 국토부가 운영 중인 실거래 조사반의 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임대차 신고제가 도입되면 국토부는 신고 정보 관리 및 검증 시스템을 마련해 미신고 또는 거짓 신고를 가려내 지자체의 검증ㆍ조사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한발 더 나아가 전ㆍ월세 상한제 추진와 계약갱신청구권 추진도 가시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지난해 8월 등록임대주택뿐 아니라 모든 임대주택에 연 인상률 5% 수준의 전ㆍ월세 상한제 도입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이어왔지만 20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부도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 온 만큼 21대 국회에서는 177석의 '슈퍼 여당'을 통한 강력 드라이브가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1~2년에 거쳐 반영되는 집값 상승분을 오히려 선반영하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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